모자 벗고 인사하는 김기태 KIA감독…기운차려 다시 뛰는 호랑이

입력 2019-04-16 08:30  

모자 벗고 인사하는 김기태 KIA감독…기운차려 다시 뛰는 호랑이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김기태(50) 감독이 선수들에게 다시 예(禮)를 갖추기 시작했다.
모자를 벗고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선수들에게 인사한다. 김민호 야수 총괄 코치, 일본인인 쇼다 고조 타격 코치도 김 감독을 따라 머리를 숙이고 선수들을 더그아웃에서 반갑게 맞이한다.
김 감독은 13∼14일 이틀 내리 선수들을 향한 공손한 인사로 시선을 끌었다. 13일엔 9회 역전 만루포를 터뜨린 대타 한승택에게 반듯한 자세로 인사하고 주먹을 부딪쳤다.
14일에도 또 홈런을 날린 한승택과 데뷔 첫 아치를 그린 이창진에게 차례로 존경의 인사를 보냈다.
김 감독만의 독특한 고마움의 표시다.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는데 선배와 후배 또는 감독과 선수 따위의 격식은 따지지 않는다.
김 감독은 어깨 재활 전까지 타이거즈의 뒷문을 든든히 잠갔던 윤석민에게, 자유계약선수(FA) 이적과 함께 팀의 주포로 입지를 굳힌 최형우에게, 그리고 팀의 변함없는 에이스 양현종에게 자주 머리를 숙였다.
김 감독은 야구를 향한 예의를 강조한다. 선수들이 화난다고 방망이 부러뜨리고, 글러브를 함부로 다루는 것을 지나치지 않는다.
야구장에서 헌신하는 선수라면, 그 선수가 승패를 가르는데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다면, 누구에게나 김 감독은 선배의 체면을 벗어던지고 고맙다며 예의를 갖춘다.
김 감독과 함께 한 LG 트윈스, KIA 선수들은 '동네 형'과 같은 친근한 김 감독의 매력을 빼놓지 않고 얘기한다.
카리스마를 발휘하면서도 선수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마력으로 김 감독은 8년째 사령탑을 지탱해왔다.
김 감독에게 비판 여론이 고조됐을 때도 정작 구단 관계자들과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은 건, 이들이 귀를 닫은 게 아니라 그만큼 김 감독을 신뢰한다는 방증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KIA가 최근 선보인 '잇몸 야구'는 선수들의 기(氣)를 살리는 김기태식 육성 야구의 성공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김 감독 역시 여러 다른 감독들과 마찬가지로 "기회는, 감독이 주는 게 아니라 선수들이 잡는 것"이라는 지론을 강조한다.
햄스트링 통증으로 자리를 비운 이범호를 대신해 붙박이 3루수로 출전 기회를 늘려가는 최원준, 언제 반등할지 알 수 없는 제러미 헤즐베이커를 밀어내고 KIA의 중견수를 꿰찬 이창진, 그리고 우승 포수 김민식 대신 시즌 초반부터 안방 마스크를 쓴 한승택 등이 어렵사리 얻은 기회를 한 단계 성장의 모멘텀으로 삼은 주인공이다.
투타 완성체를 이루기 전까지 당분간 '버티기'로 시즌을 치러야 하는 KIA가 신선한 젊은 피 덕분에 활력을 얻었다. 김 감독의 공손한 인사에 존재감이 부쩍 높아진 호랑이들이 기운을 차려 다시 힘차게 뛴다.
cany99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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