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슈비츠 생존 작가가 남긴 미완의 자서전

입력 2019-04-17 07:30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가 남긴 미완의 자서전
마지막 인터뷰 담은 '프리모 레비의 말'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프리모 레비(1919~1987)는 나치의 유대인 학살장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화학자이자 작가다.
그는 1944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돼 11개월을 보냈다. 이후 '이것이 인간인가', '주기율표' 등 자신의 고통스러운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썼다.
극도로 내성적인 성격인 그에게 글쓰기는 수용소의 참상을 증언하면서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과정이었다.
세계적인 작가가 되고 시간이 흐르면서 상처는 아무는 듯했다.
그러나 어떤 노력도, 시간도 그의 끔찍한 기억을 지워주지 못했다.
프리모 레비는 수용소에서 나온 지 40여년이 지난 1987년 4월 11일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프리모 레비의 말'(마음산책 펴냄)은 그가 세상을 뜨기 직전 자신의 자서전을 준비하면서 자료로 남긴 인터뷰를 담은 책이다.
레비는 10여년간 우정을 나눈 문학교수이자 평론가 조반니 테시오와 자서전을 쓰기로 했다. 두 사람은 그 책을 '승인된 자서전'이라고 불렀다.
레비는 1987년 1월부터 테시오를 만나 소형 녹음기를 사이에 놓고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인터뷰는 세 번으로 끝났다. 그다음 만남도 예정돼 있었지만 영원히 약속을 잡지 못했다.
결국 두 사람의 대화는 프리모 레비의 마지막 인터뷰이자 완성하지 못한 자서전이 됐다.
자서전을 위한 인터뷰였던 만큼 이 책에는 프리모 레비의 가족과 학창시절 등 평범한 일상, 그리고 추억을 떠올리는 그의 인간적 면모가 드러난다.
물론 수용소에 끌려가지 전 상황과 상상하기 어려운 끔찍한 경험을 하고 난 뒤의 이야기에는 짙은 어둠이 드리워져 있다.
아우슈비츠로 이송되기 전 레비는 포솔리 수용소에 임시로 수용된다.
포솔리는 그의 동료이자 연인이었던 반다 마에스트로가 생을 마감한 곳이기도 하다.
프리모 레비는 "포솔리에서 탈출을 시도하지 않았던 점을 제가 저지른 수많은 잘못 중의 하나로 기록해야 할 것"이라고 후회했다.
이현경 옮김. 232쪽. 1만6천원.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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