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핀 낙동강 화명생태공원에 악취 '풀풀'

입력 2019-04-18 09:02  

봄꽃 핀 낙동강 화명생태공원에 악취 '풀풀'
생활하수 샛강 유입…비 오면 강 본류도 오염
예산난에 정비사업 번번이 무산…"생태공원 무색"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4대강 사업의 하나로 전국에서 가장 먼저 조성된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이 인근 주택가에서 흘러나오는 생활하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생활하수가 화명생태공원 내 샛강으로 흘러들면서 악취를 풍기고, 비가 오면 낙동강 본류로도 유입돼 수질 오염을 일으킨다.
지난 17일 오후 부산 북구 화명생태공원 낙동강 관리본부 부근 입구.
4대강 자전거길을 따라 화명생태공원으로 들어서니 흐르지 않는 샛강에서 악취가 풍겼다.
공원을 찾은 시민들은 공원 입구 쪽에서부터 풍겨 나오는 악취와 샛강을 떠다니는 각종 쓰레기를 보고 불쾌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찾은 김모(44) 씨는 "공원 입구부터 풍기는 악취로 찝찝한 기분이다"며 "비가 오는 날이면 가끔 죽은 물고기가 보이기도 하는데 생태공원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다"고 말했다.
자전거길을 따라 구포 어촌계 방향에서 덕천IC 하부도로까지 화명생태공원을 걷다 보면 샛강 곳곳이 오염된 장면을 확인할 수 있다.
오리 때가 샛강 주변에 둥둥 떠다니는 쓰레기를 피해 이동하는 모습도 보인다.

생태공원 샛강 곳곳이 오염된 이유는 인근 주택가 생활하수가 이곳으로 일부 유입되기 때문이다.
생태공원 인근에 빗물과 오수를 따로 처리하는 분류식 하수관거를 도입하지 않은 집들이 많아 오수가 생태공원 쪽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부산시는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일부 재개발 재건축 지역 중 분류식 하수관거를 도입하지 않은 주택이 아직 많다"며 "오수가 평상시에는 하수처리장으로 흘러가지만, 비가 오면 오수와 섞인 빗물 일부가 흘러넘쳐 생태공원 샛강으로 방류되고 있다"고 말했다.

더 심각한 것은 화명생태공원 샛강으로 흘러들어온 오수가 비가 오면 낙동강 본류로 바로 유입된다는 점이다.
낙동강 관리본부는 지난달 화명생태공원 생활하수 오염물질 유입 실태를 조사한 결과 화명생태공원과 낙동강 본류와 연결된 지점 대부분에 오수를 따로 모으는 차집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비가 오면 빗물과 합쳐진 오수가 오염물질과 함께 낙동강 본류로 그대로 흘러간다.
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수년 전부터 민원을 제기하고 관계기관도 문제 심각성을 알고 있지만, 예산 부족 등으로 번번이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

낙동강 관리본부는 올해 부산시 상반기 화명생태공원 샛강·수로 정비사업을 계획하고 추경 예산 8억원을 신청했지만 반영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관리본부는 임시방편으로 오수가 낙동강으로 유입되는 지점에 인공 생태연못을 조성해 오염물질을 저감하겠다며 환경부에 국비 지원을 신청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정기수 북구의회 의장은 "환경정비 사업 예산이 대규모 개발사업 예산에 밀리는 경우가 많다"며 "낙동강 생태공원이 진정한 생태공원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환경부가 심각성을 인지하고 개선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handbrother@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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