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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의회, 독일에 2차대전 피해배상 요구하는 결의안 채택

입력 2019-04-18 20:01  

그리스 의회, 독일에 2차대전 피해배상 요구하는 결의안 채택
치프라스 총리 "이는 역사적·도덕적 의무"…獨 "끝난 문제"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그리스 정부가 독일을 상대로 2차대전 당시 저지른 전쟁 범죄에 대한 배상 요구에 본격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그리스 의회는 17일 밤(현지시간) 독일에 2차대전으로 인한 피해 배상 청구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가결했다.



그리스 의회의 특별위원회는 앞서 2016년 낸 보고서를 통해 2차대전 당시 나치 점령으로 인한 피해 규모가 2천890억 유로(약 372조원)에 이른다고 산정한 바 있다.
여야를 넘어선 초당적 지지를 받은 이날 결의안은 "그리스 정부는 2차대전으로 그리스가 입은 피해를 충분히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외교적, 법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이날 의회 연설에서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은 우리의 역사적이고 도덕적인 의무이자, 극우 세력과 국수주의, 인종주의가 유럽을 위협하던 시기에 활동한 과거의 영웅들을 기억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이제 독일에 통지문을 보내 피해 배상에 대한 대화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치프라스 총리는 2015년 집권 직후부터 독일에 2차대전 피해 배상 문제를 제기해왔으나, 그동안은 이 사안이 그리스의 구제금융과 연계됐다는 인식을 차단하기 위해 독일에 본격적인 배상 요구는 개시하지 않았다.
치프라스 총리는 그리스가 8년에 걸친 구제금융 체제에서 작년 8월 공식적으로 벗어난 만큼 이제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채무 위기로 2010년부터 작년까지 고통스러운 구제금융 체제를 거친 그리스는 이 과정에서 최대 채권국인 독일이 혹독한 긴축을 요구하는 등 강경한 입장을 보이자, 이에 대한 반발로 독일 측에 과거에 저지른 과오를 제대로 배상하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받아왔다.
독일 정부는 그리스에 또 다른 배상은 필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그리스에 이미 1960년 1억1천500만 마르크를 지불했기 때문에 배상문제가 일단락됐다고 주장한다.
독일 정부 대변인은 이날도 "배상 문제는 법적으로, 정치적으로 이미 해결된 문제"라고 말하며 그리스 측의 요구를 일축했다.
한편, 나치는 1941년∼1944년 그리스 점령 기간에 그리스 은행에서 강제로 상당한 자금을 대출해 갔을 뿐 아니라, 이 기간 콤메노와 칼라브리타 등에서 대규모 양민 학살을 자행했다.
또, 이 기간 그리스에 거주하던 유대인 7만 명이 강제수용소로 끌려갔고, 그리스인 수만 명이 추위와 굶주림으로 사망한 바 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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