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잼여행] 강원권: 여행으로 보듬는 산불 상처…오색 달빛 쏟아지는 강릉

입력 2019-04-19 11:00  

[#꿀잼여행] 강원권: 여행으로 보듬는 산불 상처…오색 달빛 쏟아지는 강릉
30일까지 강릉선 KTX 30% 할인…고소한 순두부, 향긋한 커피에 '낭만 한 스푼'



(강릉=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여행이 곧 자원봉사입니다. 동해안으로 오세요."
대형산불로 관광객 발길이 뚝 끊겼던 동해안 주요 관광지가 산불 아픔을 딛고 활기를 되찾고 있다.
산불피해 현장에서 손을 보탤 수 있다면 좋겠으나 피해조사가 마무리되고 본격적인 복구에 들어가야 자원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지금은 '여행이 곧 자원봉사'다.
뻥 뚫린 양양고속도로에 KTX 강릉선까지 개통, 서울에서 동해를 품기까지 2시간이면 충분하다.
이달 말까지 강릉선 KTX를 타고 여행하는 강원지역 방문객은 전 구간 30% 할인까지 받는다.
이번 기회에 고생길 염려를 덜고 그동안 가보지 못한 강릉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강릉은 경포대와 오죽헌과 같이 역사 속 인물들이 사랑했던 자연 풍경은 물론 하늘과 만나는 강릉 단오제 등 문화·역사·예술이 공존하는 곳이다.
서울과 비슷한 위도에 있는 영동 지역 최대 도시로 고구려 시대에는 큰 바다를 뜻하는 '하슬라'라고 불렸다.
경포대는 자연 석호인 경포호수와 더불어 관동팔경의 가장 으뜸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예로부터 수많은 시인묵객들의 경승처로 시문학과 그림의 소재가 됐다.
하늘과 바다, 호수, 그리고 술잔과 눈동자에 비친 5개의 달을 맞이할 수 있는 달맞이 명소이기도 하다.
거울처럼 맑은 호수 경포호는 최고의 데이트 코스다.



경포대 인근에는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허난설헌 생가, 신사임당과 율곡 이이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오죽헌,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옥으로 알려진 선교장 등이 있다.
경포호 인근에 자리 잡은 초당마을에서는 옛날 방법 그대로를 고수하며 초당순두부를 만들고 있다.
초당순두부는 깨끗한 바닷물로 간을 맞추어 만든 두부로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강릉 지역에 삼척부사를 역임한 허엽(1517∼1580·허균·허난설헌의 아버지)이 바닷물로 간을 맞추어 두부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후 맛이 좋기로 소문나자 자신의 호인 초당(草堂)이란 이름을 붙여 초당순두부로 불렸다고 전해진다.
동해안에 있는 만큼 강릉 바다의 맛을 느낄 수 있는 활어회와 사천물회도 일품이다.
사천물회는 활어의 부드럽고 달콤한 식감과 새콤한 국물에 말아 먹는 소면의 조화가 환상이다.



강릉의 특별함으로 '커피'도 빼놓을 수 없다.
강릉 사람들의 커피 사랑은 유별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인구 22만 도시에 카페가 300곳이 넘는다.
카페가 아니더라도 골목길 언저리에서 언제나 커피를 볶는 풍경을 볼 수 있다.
길거리 카페라고 불릴 정도로 커피 자판기 수십 대가 놓여있던 안목 해변은 10여년 전부터 실력파 바리스타들이 카페 문을 열면서 '커피 거리'로 변했다.
어려운 시절 자판기 커피를 뽑아 들고 백사장과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마시던 추억과 낭만이 담긴 곳이다.
이제는 국내 유명 커피 체인점은 없는 게 없고 내로라하는 커피 명인이 저마다 커피 향을 뽐내고 있어 강릉의 대표적 관광지가 됐다.
conany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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