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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주변국 입법기관 회의 열어…중재자 역할 부각

입력 2019-04-21 16:32  

이라크, 주변국 입법기관 회의 열어…중재자 역할 부각
'패권 경쟁국' 이란·사우디 대표단 한자리에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라크 의회는 20일(현지시간) 바그다드에서 주변 5개국 입법부와 준입법기관 대표단을 초청, 지역 문제와 협력을 논의하는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는 시리아, 터키, 요르단, 쿠웨이트를 비롯해 중동의 패권 경쟁국인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대표단도 참석했다. 이란과 사우디의 정치인이 한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날 회의는 중동 내 특정 현안에 대한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이란과 사우디를 두 축으로 대립이 심화하는 중동에서 이라크가 어느 한쪽으로 휩쓸리지 않고 중재자로 역할 하겠다는 뜻을 부각하려는 목적으로 열린 것으로 보인다.
회의 의장을 맡은 무함마드 알할부시 이라크 의회 의장은 "이라크는 이제 어느 쪽을 편들거나 의지하지 않고 모든 주변 국가와 유망한 협력 관계를 쌓고 있다"라고 말했다.
회의를 마친 뒤 발표된 최종 선언문에서 참가국은 "중동이 안정되려면 이라크가 안정돼야 하고 이는 이라크의 정치·경제적 역할, 창의적 인적 자원이 아랍권과 중동에 돌아올 수 있도록 이바지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2014년부터 3년여간 이어진 이슬람국가(IS) 사태를 겨우 벗어난 이라크는 지역 열강인 이란과 사우디, 미국 사이에서 중심을 잡으려는 실리주의적 외교를 추진하고 있다.
이라크가 풍부한 원유 자원을 보유했음에도 지난 30여년간 외세의 간섭에 휘말려 열강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지정학적 격전지가 돼 국민이 고통을 겪은 불행한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아델 압둘-마흐디 이라크 대통령도 이달 6일과 17일 이란과 사우디를 잇달아 방문해 정치적 구도를 떠나 '모두와 사이좋게 지내겠다'라는 의지를 표했다.
이라크는 또 2011년 사우디가 주도하는 아랍연맹에서 퇴출당한 시리아를 회원국으로 재가입할 수 있도록 주선하고 있다. 시리아는 이란의 맹방이다.
그러나 2003년 미국의 침공으로 사담 후세인 정권이 몰락한 이후 이라크 정계가 이란과 가까운 시아파 출신이 주도하고, IS 소탕전 과정에서 이란의 영향력이 커져 이라크가 바라는 '등거리 외교'가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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