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정 양립에 관심 가져달라"… 여군들, 국방장관에 건의

입력 2019-04-22 15:55   수정 2019-04-22 16:49

"일·가정 양립에 관심 가져달라"… 여군들, 국방장관에 건의
장병들 "일과후 외출 시행했지만 버스도 없고 영화도 못본다"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있는 제도들만 잘 쓸 수 있게 관심을 가져주시면 가정과 군 생활을 양립할 수 있습니다"
인천 대북 접경지역인 강화군 해병2사단 장병들은 22일 강화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장관에게 군 양성평등 정책에 대한 경험과 고충을 털어놨다.
이날 간담회는 국방부가 추진하는 병영문화 혁신과 양성평등 정책에 대한 접경지 장병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마련됐다.
두 아이의 엄마인 권미정 상사는 "모성보호시간 제도를 통해 임신한 여군은 2시간 단축 근무가 가능하지만 정작 잘 쓰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며 "자녀돌봄휴가가 도대체 뭐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권 상사는 이어 "군 양성평등 정책이 매년 발전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제도를 쓰는 데는 애로가 있는 상황"이라며 "있는 제도만 잘 쓸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면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표했다.
국방부는 '국방개혁 2.0'의 하나로 여군 비중을 2022년까지 8.8% 이상으로 늘리고 여군 보직 제한 규정을 폐지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남녀 장병 모두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배우자 출산 때 열흘 휴가를 지원하고 임신 여군에게 모성보호시간을 주는 등의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 시행 중이다.
이에 따른 여군 보직 확대에 대해서는 대체로 반기는 분위기였다. 전방 경계 근무 등 임무 수행에도 별다른 문제점이 없다고 장병들은 말했다.
허지수 중위는 "지난해 11월 강화에서는 첫 여성 소초장으로 전방에 투입돼 경계 근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5개월가량 임무를 해왔지만 아무런 제한이나 어려움 없이 근무하고 있고 생활 공간에도 별다른 불편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장병들은 평일 일과 후 외출과 휴대전화 사용이 시행된 뒤 느꼈던 불편함도 함께 토로했다. 주로 외출 후 써야 하는 교통·문화 인프라 부족을 애로 사항으로 꼽았다.
김병진 상병은 "부대 앞에 버스정류장이 있지만 거리가 멀고 배차 간격이 더뎌 장병들이 사용하기가 어렵다"며 "외출 시간대만이라도 배차 간격을 조정하거나 노선을 추가한다면 택시비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건의했다.
정연준 일병도 "바깥 공기를 맡는 것 자체가 큰 행복"이라면서도 "강화에 작은영화관이 있지만 외출 시간대에는 볼 수가 없어서 상영시간대를 조정해줬으면 한다"고 바랐다.
이왕 쓸 수 있게 된 휴대전화로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어학시험·기술자격증 인터넷 강의나 교육 자료를 저렴하게 이용하게 해 달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국방부 관계자는 "장병들이 복무 중에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여러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며 "육군에서 시범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거의 끝났는데 시범 적용해보고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장관도 "지금 복무 중인 군 장병들이 새로운 병영문화를 만들어가는 역사적인 첫 단계에 놓여 있다"며 "군 생활이 사회생활과 단절되지 않는 시간이 될 수 있도록 좋은 문화를 정착시키겠다"고 강조했다.
chams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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