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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압박탓?…캐러밴에 강경해진 멕시코, 이민자 500명 체포

입력 2019-04-23 08:33   수정 2019-04-23 14:28

트럼프 압박탓?…캐러밴에 강경해진 멕시코, 이민자 500명 체포
남부 치아파스주서 美로 향하던 3천명 규모 캐러밴 후미 급습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가 폭력과 마약, 빈곤을 피해 미국으로 향하는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에 참여한 이민자 500여명을 체포했다고 AP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멕시코 경찰과 이민청 단속 요원들은 이날 남부 치아파스 주 피히히아판 외곽을 지나던 3천명 규모의 캐러밴 후미 부분을 급습, 500여명을 체포했다.
이는 캐러밴이 지난해부터 반 정기적으로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향하기 시작한 이후 멕시코 당국이 단행한 최대 규모의 체포 작전이다.
연방 경찰과 이민청 요원들은 7시간을 걸은 후 피히히아판 인근에서 강렬한 햇살을 피해 그늘서 휴식을 취하던 여성과 남성, 어린이들을 강제로 트럭과 승합차에 태웠다.
일부 여성과 아이들은 체포에 맞서 울부짖으며 비명을 지르기도 했다.
단속 요원들은 캐러밴의 선두와 후미 부분을 따라 이동했으며, 민간인 복장을 한 일부 사람들이 체포 작전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체포된 이민자들은 추방 절차를 밟기 위해 이민자 보호소로 이송됐다.
온두라스 출신으로 이민청 요원들을 피해 사유지로 도망친 500명의 무리에 포함된 케빈 에스코바르(27)는 "왜 나를 체포하려 드느냐"며 단속 요원들을 향해 고함을 쳤다.
[로이터 제공]
에스코바르는 "고향으로 다시 돌아간 사람들을 갱들이 납치하고 있다"면서 고향인 산 페드로 술라로 다시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멕시코 인권위원회 관계자들도 멀리서 체포 과정을 지켜봤다.
인권위 직원인 헤수스 살바도르 킨타나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록 중"이라며 "우리는 당국에 무엇을 하라고 말할 수 없지만 일어난 일을 문서화하고 있으며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언론들은 지난 12일 정상적인 이민절차를 밟으려고 수천 명의 이민자가 대기 중인 치아파스 주 마파스테펙에서 여러 무리의 이민자가 당국에 체포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처럼 체포 등을 통해 캐러밴의 북상을 저지하려는 멕시코 정부의 새 정책은 캐러밴의 미국 유입을 막으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멕시코를 겨냥해 캐러밴의 이동을 저지하라고 촉구하며 무역 제재나 국경 폐쇄 가능성까지 경고했다.
교역의 대부분을 미국에 의존하는 멕시코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이 현실화할 경우 큰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멕시코 정부는 사실상 캐러밴의 북상을 방관한 지난해와 달리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밀려 캐러밴의 유입과 이동을 최대한 막는 모양새다.
캐러밴은 또 흉흉해진 멕시코 내 인심을 감수하며 힘든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등 중미 국가 출신 캐러밴이 멕시코를 종단할 때 멕시코 지방정부나 인근 교회, 주민들이 음식이나 거처를 제공하곤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캐러밴이 끊이지 않고 밀려들면서 현지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돼 도움의 손길이 뚝 끊겼다.
멕시코인들 사이에서는 수많은 캐러밴이 미국과의 국경으로 몰려들면서 국경 통과가 지연되고 치안이 불안해지는 등 캐러밴 탓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penpia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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