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테러 혐의 자국민 37명 처형…"대부분 소수 종파 출신"

입력 2019-04-24 10:47  

사우디, 테러 혐의 자국민 37명 처형…"대부분 소수 종파 출신"
'시아파 맹주' 이란 향한 정치적 메시지 가능성…지역·종파 긴장 고조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23일(현지시간) 테러 관련 혐의로 자국민 37명을 참수했다고 AP, UPI 통신 등이 이날 전했다.
사우디 국영 매체는 이날 당국이 테러 범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37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했다고 전했다.
사우디 내무부는 수도 리야드를 비롯한 사우디 전역에서 사형 집행됐다며 처형된 이들은 극단주의 테러리스트 이념을 받아들이고 테러 조직을 구성해 안보 당국의 시설을 공격하는 등 공공의 평화를 위협했다고 밝혔다.
AP는 이날 처형된 이들 대부분은 수니파 이슬람의 종주국인 사우디에서 소수 종파인 시아파였다고 보도했다.
2016년 1월 이후 사우디에서 하루에 이뤄진 사형 집행 건수로는 가장 많은 것으로, 사우디는 2016년 당시 테러 관련 범죄 혐의로 47명을 처형한 바 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이번에 처형된 사람 대부분은 시아파 남성이라고 확인하면서 이들은 고문으로 끌어낸 자백을 근거로 한 "가짜 재판" 후에 유죄를 선고받았다면서 "충격적"이라고 밝혔다.
사우디는 또 경고의 메시지로 참수한 수니파 극단주의자 1명의 시신을 장대에 매달아 공개하기도 했다고 AP는 전했다.
AP는 특히 이번 처형은 사우디와 시아파 맹주이자 숙적인 이란 사이의 지역, 종파 긴장을 더욱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2016년 대규모 처형 때는 저명 시아파 종교 지도자 중 한명이 대상에 포함되면서 파키스탄과 이란 등에서 시위를 촉발했고, 이란 수도 테헤란 주재 사우디 대사관은 약탈당해 현재까지 문을 닫은 상태다.
이번과 3년 전 처형 모두 살만 사우디 국왕이 재가한 것으로, 그는 2015년 왕위에 오른 이래 이전 국왕들보다 더 대담하고 단호한 리더십 스타일을 드러내고 있다고 AP는 설명했다.
동시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합의에서 탈퇴하고 이란을 상대로 한 경제 제재를 복원하는 등 계속해서 이란을 압박하면서 사우디와 수니파 아랍 동맹국들이 더욱 대담해졌다고 AP는 덧붙였다.
미국 워싱턴에서 싱크탱크 '걸프협회'를 운영하는 사우디 반체제 인사 알리 알-아흐메드는 이번 처형은 이란을 향한 정치적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그는 사우디는 이 사람들을 처형할 필요가 없었지만, 사우디에는 미국의 반(反)이란 물결을 타는 게 중요했다고 말했다.
k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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