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일 아세안·한중일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서 협의
공동의장국 중국 공동성명 초안에 '현지 통화 추가도 선택지' 명기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한·중·일 3국과 아세안(동남아 국가연합)이 금융위기시 자금을 서로 융통해주는 통화 대상에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역내 무역과 투자증가로 아시아 통화에 대한 수요가 장기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고 미국 달러화에만 의존하지 않는 다국간 자금공급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위안화 국제화를 추진하려는 중국이 유사시 안전망 정비를 내세워 계획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결제수단으로서의 엔화 활용확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3(한·중·일)은 5월2일 피지에서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회의를 연다. 태국과 함께 공동의장국인 중국이 참가국들에 제시한 공동성명 초안에는 "(다국간 자금을 융통하는)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를 강화하기 위해 현지 통화를 사용하는게 하나의 선택지"라는 표현이 명기됐다.
참가국은 아시아 통화를 위기시 스와프 대상에 추가하는게 외환준비 등에서 아시아 통화의 이용을 촉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위안화 국제화, 일본은 엔화의 아시아 역내 사용 증가를 기대하고 있으나 미국은 위안화 국제화를 경계하고 있어 계획이 실현되기까지는 곡절도 예상된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국제 지불수단 점유율은 엔화가 4%, 위안화가 1%를 조금 넘는 정도여서 50%에 가까운 미국 달러화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는 역내 국가가 요청하면 미국 달러와 해당 국가 통화 간 통화 스와프를 통해 유동성을 지원해주는 제도로 아시아 통화위기를 계기로 2000년 설립에 합의했다. 위기에 빠진 국가가 달러화를 마련해 달러화를 팔고 자국 통화를 사들이는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자국통화의 가치급락을 막는 구조다. 달러화 스와프 규모는 2천400억 달러로 확대됐지만 아직 발동된 적은 없다.
한·중·일 3국과 아세안이 지금 시기에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확충을 논의하는 건 장차 위기에 대비, 안전망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아세안 각국은 외화준비액을 늘리는 등의 방법으로 위기에 대비하고 있으나 세계적인 금융위기가 다시 발생하면 위기가 세계로 파급될 것이라는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이미 2국간 스와프협정에서 엔화나 위안화로 자금을 융통하는 체제는 갖춰져 있지만 치앙마이 이니셔티브와 같은 다국간 제도에 달러화 이외의 통화를 스와프하는 체제가 갖춰지면 안전망의 편의성이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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