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정부비판' 일간지 만평가 등 전 직원 6명 재수감

입력 2019-04-26 18:24  

터키 '정부비판' 일간지 만평가 등 전 직원 6명 재수감
항소심 유죄 판결 두 달 만에…국경없는기자회 "법치 붕괴 "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터키에서 '비판 언론'의 대표 격인 일간지의 기자와 직원 6명이 다시 투옥됐다.
터키 일간지 '줌후리예트'의 만평가 무사 카르트 등 신문사 전 직원 6명이 25일(현지시간) 터키 북서부 칸드라 교도소에 재수감됐다고 변호인이 밝혔다.
카르트 외에 신문 옴부즈맨(독자고충처리인)과 회계사 등도 다시 구금됐다.
이들 6명을 포함해 줌후리예트 편집국장 등 기자와 행정직원, 최고경영자를 포함해 총 14명은 지난해 1심에서 '테러조직 지원'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법원은 이들에게 징역 2년∼7년 6개월의 중형을 선고했다.
혐의 내용 중 '테러조직'은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 추종세력이나 쿠르드 분리주의 단체를 가리킨다.
터키 검찰은 줌후리예트 기자와 직원들이 두 조직에 가담한 증거를 찾지 못하자 '지원' 혐의로 기소했다.
올해 2월 항소심 법원은 1심 판결을 유지했고, 이어 14명 중 카르트 등 6명에 대해선 재수감 결정을 내렸다.
이들 6명은 투옥 상태로 상고 재판을 받게 된다.


제호가 '공화국'을 의미하는 줌후리예트는 1924년 터키 공화국 시대에 최초로 창간된 일간지다.
터키 '국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세속주의, 즉 케말리즘을 신봉하는 줌후리예트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친(親)이슬람 정책에 비판적 논조를 유지했다.
신문은 2015년 에르도안 정권이 국경을 통해 시리아 무장조직에 무기를 공급한다고 폭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국제탐사보도 프로젝트 '파라다이스 페이퍼스'를 통해 에르도안 대통령 사위 베라트 알바이라크 장관과, 비날리 이을드름 전 총리의 아들이 조세회피처를 이용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파라다이스 페이퍼스를 보도한 기자는 올해 1월 법원에서 징역·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언론자유 수호단체 '국경없는기자회'(RSF)는 이번 조처를 '수치'라며 비난했다.
RSF의 터키 대표 에롤 왼데로을루는 "전 줌후리예트 직원들이 재수감된 데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는 터키에서 법치 붕괴를 보여주는 무자비한 정치적 복수의 극한"이라고 논평했다.
터키는 '세계 최대의 언론인 감옥'으로 불릴 만큼 박해받는 언론인이 많다고 알려졌다.
특히 2016년 쿠데타 시도·진압 후 터키 당국의 언론 통제는 더욱 심해졌다.
RSF가 매년 발표하는 언론자유지수에서 터키는 올해 180개국 가운데 157위를 기록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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