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갈등 천은사 입장료 폐지에 지역민·등산객 '환영'

입력 2019-04-28 15:18  

30년 갈등 천은사 입장료 폐지에 지역민·등산객 '환영'
정부-사찰 측, 사유지 도로 매입·등산로 정비 골자로 29일부터 입장료 폐지



(구례=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천은사 매표소 앞에서 실랑이하는 모습이 불편해 지리산 노고단 등반을 꺼리는 회원들도 뉴스를 보고 모두 좋아하네요."
산악회원으로 활동하며 매년 10회 이상 회원 40여명과 등반을 다니는 강예순(63) 씨는 오는 29일부터 천은사 공원문화유산지구 통행료가 폐지된다는 소색을 듣고 반색했다.
강씨는 "단풍과 설경이 아름다운 곳이지만 절 입구도 아닌 도로에서 등산객들에게 입장료를 내라 하니 산에 자주 다니는 사람들한테는 인기가 없는 편이었다"며 "이번 기회에 오랜만에 노고단을 다시 찾자는 회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입장료 민원으로 해마다 속앓이를 했던 공공기관도 사찰 입장료 폐지를 환영했다.
구례군에는 매년 성수기면 '천은사를 관람하지 않는데 입장료를 왜 내야 하느냐?', '입장료 징수 근거가 무엇이냐?'는 민원이 줄을 이었다.
2007년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이후 '문화재 관람료'라는 이름으로 요금을 징수하자 2010년과 2015년 총 179명이 천은사를 상대로 통행 방해 금지 청구 소송을 내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당시 법원은 "도로 부지 일부가 사찰 소유라 해도 지방도로는 일반인의 교통을 위해 제공된 시설"이라며 민원인들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이는 소송 당사자에게만 적용돼 실질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했다.
사찰 측은 '공원 문화유산지구 통행료'로 바꿔 성인 1인 기준 1천600원을 징수해왔다.
사찰 측은 도로 일부가 사찰 소유 사유지임에도 국가에서 매입하지도 이용료를 내지도 않고 있고, 노고단까지 가는 사이사이 암자들을 관리하는 비용이 필요해 대안 없이 통행료를 폐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매표소 민원은 줄어들지 않았고 입장료를 내지 않기 위해 관광버스나 일반 관광객들이 남원 뱀사골 등에서 노고단을 거쳐 구례로 이동하는 사례도 점점 늘었다.

'매표소 민원'이 지역 관광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을 우려한 구례군은 조계종과 환경부, 전남도, 문화재청 등과 함께 해결책 모색에 나섰다.
지난해 10월부터는 관계기관들이 모여 본격적으로 대안을 마련하기 시작했고 오는 29일 전남도의 지방도 861호선 부지 매입, 환경부의 탐방로 정비 등을 골자로 입장료를 폐지하는 협약을 맺기로 했다.
김순호 구례군수는 "입장료 문제 해결에 강한 의지를 보여주신 화엄사 덕문 교구장 스님, 천은사 종효 스님 등께 감사드린다"며 "이번 협약이 우리 지역의 상생 발전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군수는 "1988년 개통된 노고단 도로는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에 큰 역할을 했다"며 "천은사는 노고단 입구로서뿐 아니라 지리산 정원과 화엄사 권역을 잇는 곳인 만큼 인근 편의시설을 개선해 새로운 관광명소로 가꿔 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reu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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