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트럼프 없는 백악관 기자단 만찬…웃음기 대신 날선 비판

입력 2019-04-28 15:46   수정 2019-04-28 17:12

올해도 트럼프 없는 백악관 기자단 만찬…웃음기 대신 날선 비판
3년 연속 불참 트럼프, 위스콘신 유세에서 "그들은 가짜" 주장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100년 전통의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은 올해도 '백악관의 주인' 없이 치러졌다.
3년 연속 만찬에 불참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위스콘신주에서 지지자들을 만나 언론을 향한 날 선 공격을 이어간 사이 대통령도 대변인도 없는 만찬에 모인 기자들은 언론을 적대시하는 트럼프를 비판했다.
27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워싱턴 힐튼에서는 3천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백악관 출입기자단 연례 만찬이 열렸다.
1921년부터 이어진 이 행사에는 거의 예외 없이 현직 대통령이 참석해 기자단과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3년째 불참했다.
올해는 트럼프가 참모들에게도 행사 불참을 지시하면서 지난해 이 행사에 참석했던 세라 샌더스 대변인마저 얼굴을 비추지 않았다. 샌더스는 트럼프의 위스콘신 유세에 찬조 출연했다.
백악관 관리는 물론이고 다른 정치인들도 많이 오지 않았고, 해마다 자리를 빛내던 영화배우 등 유명인사들도 없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몇 안 되는 정치인 참석자 중 한 명인 래리 호건(공화) 메릴랜드 주지사는 워싱턴포스트(WP)에 "전에도 두어 번 참석했는데 대통령이 참석할 때만큼 신나진 않다"고 말했다. 호건 주지사는 부인이 한국계 유미 호건(한국명 김유미) 여사로 '한국사위'로 불린다.
1980년대부터는 만찬 자리에 코미디언의 초청돼 대통령과 언론을 겨냥한 풍자 개그를 쏟아내는 것이 전통으로 자리 잡았으나, 올해는 코미디언조차 섭외되지 않았다.
지난해 코미디언 미셸 울프가 샌더스 대변인과 자리에 없던 트럼프 대통령을 조롱한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건드리자 기자단은 또다시 대통령을 자극하진 않기로 했다고 WP는 전했다. 올해는 역사학자의 강연이 스탠드업 코미디를 대체했다.

WP는 "우아한 드레스와 턱시도, 코스 요리 등 연례 만찬의 기본 요소는 그대로였지만 화려함과 재미가 사라졌다"고 표현했다.
이전 정권에서처럼 한자리에 모여 화기애애하고도 뼈있는 농담을 주고받는 대신, 트럼프 대통령과 기자들은 1,100㎞ 떨어진 곳에서 서로에게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년의 연례 만찬 날과 마찬가지로 이날도 정치 유세를 통해 지지자들을 만났다.
위스콘신 그린베이에서 유세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처럼 연설의 상당 부분을 언론을 비난하는 데 할애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그는 "그들(언론)은 가짜다. 사람들이 믿지 않기 때문에 시청률도 형편없다"며 '가짜 뉴스', '국민의 적'과 같은 비난을 이어갔다.
그 사이 대통령 없는 만찬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언론관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기자단 간사인 올리비에 녹스는 자신의 23년 기자경력은 지난 2017년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언론을 '미국 국민의 적'으로 규정하기 전과 후로 나뉜다고 말했다.
녹스는 "가짜 뉴스, 국민의 적 같은 말들은 유행어도, 애완동물 이름도 아니고 대통령다운 말도 아니다. 권력자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이들을 정치적으로 비방하는 것을 배격해야만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연자로 나선 전기작가 론 처노는 "언론을 약화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약화하는 것"이라며 "대통령과 언론의 관계는 어려울 수밖에 없고 거의 항상 적대적이지만 앙심을 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mihy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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