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일왕 즉위 계기 여성 왕위계승 허용 요구 되살아날 듯"

입력 2019-04-28 17:43  

"새 일왕 즉위 계기 여성 왕위계승 허용 요구 되살아날 듯"
CNN 보도…"과거 여성 지배자 존재했지만, 1889년부터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다음 달 1일 새 일왕 즉위를 계기로 여성의 왕위계승을 금지하는 현 제도를 철폐해야 한다는 요구가 일본 내에서 되살아날 전망이라고 CNN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들이 없는 나루히토(德仁·59) 현 왕세자가 왕이 되면, 일본 왕실이 12세에 불과한 왕위계승 서열 2순위 히사히토(悠仁)에 전적으로 미래를 맡겨야 하기 때문이라고 CNN은 전했다.
왕위계승 서열 1위는 나루히토의 동생이자 히사히토의 아버지인 후미히토(文仁)이나 그의 나이는 이미 53세다.
예루살렘 소재 히브리대학의 벤아미 실로니 교수는 "일본 왕실의 모든 미래는 한 작은 소년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현재 18명의 일본 왕가 구성원 중 13명이 여성이지만 여성은 왕이 될 수 없다.
1889년 여성의 왕위 승계가 금지됐기 때문인데, 그전에는 여성도 일본을 지배한 적이 있다는 게 학자들의 주장이다.
미국 미시간대학의 역사학자인 치즈코 앨런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4세기 일본 서부에는 여성 족장(chieftain)이 일반적이었다. 철기 등과 함께 무덤에 묻힌 여성 족장은 유능한 정치, 군사, 종교 지도자였다고 앨런 교수는 평가했다.
최초의 여성 일왕은 592년부터 35년 동안 일본을 지배한 스이코(推古)로, 일본 최초로 율령을 반포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강력한 일왕이었던 코켄(孝謙)은 749~758년과 764~770년 두 번에 걸쳐 일본을 지배했으며, 불교 전파에 힘썼다.
미시간대학의 역사학자인 히토미 토노무라는 CNN에 "현대의 관점으로 봐도 과거 여성 일왕의 역사적 공헌이 어떻게 과소평가됐는지 살펴보면 흥미롭다"며 "여성 일왕은 무시되거나 남성 일왕 사이의 중간자 역할로만 인식돼 일본 사회에 여성의 역할에 대한 역사적 상상력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 근대화 지도자들은 고대 이후 오랜 세월 상징적 존재에 머물렀던 일왕을 군 통수권자로 부활시켰다.
당시 일본 지도자들은 여성이 군을 지휘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여성이 왕이 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메이지 시대 일본에선 남성의 우위가 강조됐고, 가부장적인 질서가 강화됐다.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한 이후 미군 점령기에 일왕은 통치자에서 명목상의 지도자로 지위가 변모했다. 그러나 여왕을 허용해야 한다는 논의는 없었다.
2004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 총리 재임기에 와서야 그런 논의가 시작됐다.
2017년 마이니치신문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일본 국민의 3분의 2가 여왕을 허용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다만, 아직 일본에서 여성의 지위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다. 일본 중의원 중 여성 비율은 10% 미만이다.
토노무라씨는 "어떤 여성들은 여왕이 일종의 롤모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러나 현시점에서 여왕은 여전히 희망 사항"이라고 말했다.
hoj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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