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현대제철 미세먼지저감장치, 제기능 못한채 5년째 가동

당진 현대제철 미세먼지저감장치, 제기능 못한채 5년째 가동
대기오염배출량 4년새 1.9배↑…법정 허용치 초과 배출 건수 3천915번
잇단 보수에도 개선 안되자 설비 교체 결정…"내년 하반기 배출량 대폭 줄 것"



(당진=연합뉴스) 이은파 기자 =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미세먼지 유발 물질 저감장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5년째 가동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세먼지 유발 물질은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이다.
29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최근 5년간 충남도에 제출한 '대기오염물질 방지시설 자체 개선 계획서' 등에 따르면 회사 측은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을 제거하는 활성탄 흡착탑 내부에 '핫스폿'(과열점)이 생겨 화재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2014년 9월 보수공사 방침을 충남도에 통보했다.
활성탄 흡착탑은 활성탄 저감 설비다. 1·2차로 전기집진기와 여과집진기가 먼지(TSP)를 제거하면 3차로 흡착탑이 황산화물 95%와 질소산화물 82%를 제거한다.
흡착탑은 당진공장 소결로 1∼3번에 한 개씩 설치돼 있다. 핫스폿이 생긴 건 2번 소결로 흡착탑 내부다.
2015년 4월 1번 소결로 흡착탑에서 불이 났고, 허용치 이상의 질소산화물이 대기로 배출되기 시작됐다. 2·3번 흡착탑에서도 2015년 최대 온도가 600도까지 치솟는 일이 잇따라 발생했다.
핫스폿 발생으로 1번 흡착탑은 2015년 4월부터 179일간, 2번은 2015년 10월부터 9개월간, 3번은 2015년 5월부터 1년간 보수공사가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굴뚝자동측정기기(TMS) 측정 결과 2013년 1만1천230t이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2017년 2만1천849t으로 증가했다. 법정 허용치 초과 배출 건수는 2015년 1만4천520번, 2016년은 3천915번에 달했다.
회사 측은 잇단 보수공사에도 배출량이 오히려 증가하자 설비 교체를 결정했다.
"활성탄 배출부 구조가 복잡해 막힘이 불가피하고, 막힘·축열로 설비 열화와 화재 발생 반복 우려가 있다"는 외부 업체의 진단도 교체 결정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회사 측은 2017년 7월 외부 업체 진단 결과를 충남도에 알리고, 1·2번 흡착탑을 올해 6월 30일까지, 3번 흡착탑은 2020년 9월까지 새로운 방식의 탈질·탈황 설비인 'SCR'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업에는 4천600억원이 소요된다.
당진제철소 관계자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설치한 설비에서 일부 문제가 생겼다고 해서 즉각 교체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합리적인 방안이 무엇인지 검토한 결과 최첨단 설비로 교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오는 6월 1·2기 흡착탑이, 내년 하반기부터 3번 흡착탑이 새 설비로 교체 가동되는 만큼 공장 내 대기오염 배출량이 대폭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충남도 관계자는 "당진제철소 미세먼지 배출이 지역사회의 큰 문제로 떠오른 만큼 저감장치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sw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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