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분 비해 실속 아쉬운 '저널리즘 토크쇼J'·'페이크'

입력 2019-05-05 07:00  

명분 비해 실속 아쉬운 '저널리즘 토크쇼J'·'페이크'
"저널리즘 비판, 전문성 담보로 이뤄져야…가치 자체 훼손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송은경 기자 = 망가진 저널리즘과 가짜뉴스에 대한 자성(自省)과 혁신이라는 취지는 좋았지만 제대로 된 알맹이를 채우려면 더 냉정해져야 한다.
KBS 1TV와 MBC TV, 양 공영방송이 주력 프로그램으로 각각 내세운 '저널리즘 토크쇼 제이(J)'와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가 초반 내세운 명분을 충족하기에는 내용과 형식 면에서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6월 첫발을 뗀 '저널리즘 토크쇼 J'는 그래도 그동안 비교적 다양한 이슈를 다루며 어느 정도 안정 궤도에 접어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그동안 안희정 전 충남지사 공판, 기무사 계엄, 양승태 사법부와 조선일보 기사 거래 의혹, 탈원전, 삼성 분식회계, 미세먼지, 손혜원 의원, 버닝썬 사태, 고(故) 장자연 사건 등 정치·사회적으로 파급력 있는 내용을 다뤘다.
동시에 타사의 오보와 성과, 사주-기자와의 관계, 언론과 기업의 유착 의혹 등 언론 내부 이야기도 적극적으로 채택하며 기획 의도에 부합하려 노력했다. 최근 백상예술대상에서도 수상했다.


그러나 아쉬운 부분은 저널리즘에 대한 자기비판에서 정작 KBS는 빠져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는 점이다.
최근 강원 산불에서 KBS가 재난주관방송사로서 제때 충분한 정보를 보도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다룬 부분이 특히 그랬다. 타사의 오보나 비윤리적인 취재 행태를 꼬집을 때는 전체 방송에서 상당한 분량을 할애한 데 비해, 해당 이슈는 10분 남짓 다뤘을 뿐이다.
내용 역시 일견 비판을 수긍하는 듯한 제스처를 취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재난주관방송사라는 명칭은 완장이 아닌 형벌이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미흡하다"의 논조로 마무리된 것도 사실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5일 "패널 구성에서도 고민을 더 해야 할 것 같다. 몇몇 사람은 저널리즘에 대해 전문 지식을 가진 사람인지 의문이 있다"라며 "전문성 없는 사람들이 주관만으로 비판하면 저널리즘에 대한 가치 자체가 의심받을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당신이 믿었던 페이크'는 배우 김지훈이 인터넷을 통해 진실을 추적하는 '서쳐'(Searcher)가 돼 범람하는 가짜뉴스 실체를 파헤치는 포맷을 채택, 기획이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었다.
아울러 파일럿 방송에서부터 위안부 문제를 위한 활동에 북한을 끌어들이는 가짜뉴스를 꼬집고, 첫 회에서는 손석희 JTBC 대표이사 논란을 다루면서 옐로 저널리즘 행태를 비판해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후 선택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 논란과 지난해 제주도로 입국한 예맨 난민 가짜 논쟁 등 이슈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고, 시청률도 1%대로 반 토막이 났다. 최근에는 시즌1 종영 소식을 알렸다.
이 프로그램은 특히 대중 주목도가 높은 황 씨 이슈 등을 다루면서 여러 시각을 비추기 보다는 황 씨 반박 등에 주로 의존하면서 균형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최근 공영방송을 비롯한 지상파가 너도나도 새로운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내놓는 것은 '적폐청산'이라는 시대의 과제에 부합하려는 의지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지난 정권에서 공정한 보도를 하지 못했다는 지적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기 위해 상대적으로 뉴스보다는 화제성이 높은 시사 프로에 손을 대는 '지름길'을 택하려는 시도로도 읽힌다.
그러나 같은 저널리즘 안에서도 내·외부 구분 없이 비판하고, 눈에 띄는 기획에만 기대기보다는 핵심이 되는 이슈를 짚는 냉정함이 동반돼야 기대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is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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