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일왕·연호 맞아 들썩인 日열도…도심선 '천황제' 폐지 집회

입력 2019-05-01 19:17   수정 2019-05-02 09:15

새 일왕·연호 맞아 들썩인 日열도…도심선 '천황제' 폐지 집회
자정에 '레이와' 카운트다운…왕궁 앞은 전국 각지서 '인파'
도심서 '천황제 폐지' 집회…"침략의 역사 망각시켜"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1일 새 일왕 즉위와 함께 새로운 연호 '레이와(令和)'의 시대를 맞은 일본 열도가 축제 분위기로 들떠 있다.
번화가에서는 레이와를 맞는 카운트다운이 펼쳐졌고 길거리에는 레이와 시대의 도래를 알리는 호외 신문이 배포됐다.
한편으로는 도심 긴자(銀座)에서는 '천황제' 폐지를 촉구하는 집회가 대대적으로 열리기도 했다.



'전후 세대' 새 일왕 행보 주목…"세계평화 간절히 희망" / 연합뉴스 (Yonhapnews)
◇ 일본 각지서 '레이와 개막' 기념행사…TV선 특집 방송
NHK 등에 따르면 전날 자정을 전후해서 도쿄(東京)의 번화가 시부야(澁谷)역 앞에서는 레이와의 개막을 맞는 카운트다운 행사가 성황리에 펼쳐졌다.
시부야 역 앞은 일본에서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곳 중 하나로 꼽힌다. 카운트다운이 끝나며 자정이 되자 곳곳에서는 '레이와' 등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카운트다운 행사에 참가한 한 20대 여대생은 "헤이세이(平成·지난달 30일 끝난 이전 연호)가 끝나는 게 아쉽지만, 레이와의 시대에는 이런저런 도전을 해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비슷한 카운트다운 행사는 도쿄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스카이트리, 왕궁 앞, 오사카 도톤보리(道頓堀) 등 전국 번화가에서 펼쳐졌다.


NHK와 닛폰TV, TBS, 후지TV 등 방송사들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특집 방송을 꾸미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고, 신문들은 번화가에서 레이와 시대의 시작을 알리는 호외 신문을 나눠줬다.
SNS에서의 축하 분위기도 뜨거워서 NHK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까지 트위터에 올라온 글 중 '레이와'에 관한 것은 1천200만건을 넘어섰다.
구청 등 주민센터에는 레이와 첫날을 맞아 혼인이나 출생, 전입 등의 신고를 하려는 사람들이 몰렸다. 호텔 결혼식장에서는 헤이세이에서 레이와로 바뀌는 순간 결혼식이 열리는 곳도 있었다.
일왕의 주거지인 왕궁 앞에는 오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몰린 인파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들 중에는 시마네(島根)현, 가고시마(鹿兒島) 등 멀리 떨어진 지방에서 레이와 첫날을 맞아 온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 "천황제 저주에서 해방하자"…600여명 '反천황' 거리집회
한편으론 이날 오후 왕궁에서 가까운 도쿄 긴자(銀座)에서는 빗속에서도 6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천황제 폐지 촉구 집회가 열렸다. 대규모 집회가 흔치 않은 일본에서 참가자 규모가 작지 않은 집회였다.
'새 천황 필요 없다 긴자 집회'라는 이름으로 열린 이날 집회에서 참가자들은 손팻말 등을 들고 천황제 폐지를 외치며 거리 행진을 벌였다.
집회를 주최한 '반(反)천황제 운동 연락회'는 지난달 28일 도쿄 시부야(澁谷)에서, 같은 달 29일과 30일 도쿄 다치카와(立川)시와 신주쿠(新宿)에서도 집회를 벌였다.
연락회측은 "헤이세이 '천황제'에서 아키히토(전 일왕)와 미치코(전 왕비)는 '위령의 여행'이라 칭하며 미일간 격전지를 돌았고, 이에 감격하는 일본인의 모습이 매스컴을 통해 보도됐다"며 "하지만 '천황'의 미소는 사람들로부터 저항하는 힘을 빼앗아 침략의 역사를 망각하게 하는 힘을 발휘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천황제는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의 역사를 덮고, 차별과 착취를 얼버무리는 속임수"라며 "권력자에게 저항하는 힘을 갖고 살아가기 위해 '천황제'의 저주에서 해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락회는 이어 "일본 제국주의가 아시아에 남긴 깊은 상흔과 마주 보고, 새로 국외에서 이주해오는 사람들과 손을 잡기 위해 '천황제'의 벽을 허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장 주변에서는 극우 인사들이 집회 중단을 요구하며 '맞집회'를 열어 방해에 나서기도 했다.
극우 인사들은 일왕 교체를 앞두고 개최한 연락회의 집회에 맞춰 계속해서 이런 방해 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 29일에는 2명이 방해 활동 중 경찰을 폭행했다 체포되기도 했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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