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대전 '무기묘지'서 화학무기인 겨자가스탄 오염 흔적 발견"

입력 2019-05-03 03:22  

"1차대전 '무기묘지'서 화학무기인 겨자가스탄 오염 흔적 발견"
벨기에 정부 "계속 모니터해와 패닉에 빠질 일 없다"
해당지역 주지사 "오염 더 심해지기 전에 철거해야"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세계 1차대전이 끝난 뒤 폭탄과 포탄 등을 모아서 버려뒀던 벨기에 해안에서 화학무기인 겨자 가스탄의 오염 흔적이 발견됐다고 벨기에 언론이 2일 보도했다.
벨기에 뉴스통신인 벨가통신은 이날 북해에 있는 '파르던마르크트(Paardenmarkt)' 지역에서 겨자 가스탄 오염 흔적이 발견됐음을 벨기에 정부가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벨기에 정부는 작년 연말에 파르던마르크트의 23곳을 조사한 결과 2곳에서 이 같은 오염 사실을 파악했다.
파르던마르크트는 벨기에의 유명휴양지인 크노케헤이스트의 해안에서 300~1천500m 떨어져 있는 모래 퇴적지인 일종의 '섬'이다.
벨기에는 1차 세계 대전이 끝난 뒤인 지난 1919년 11월부터 1920년 5월까지 독일군이 사용하고 남은 화학무기를 비롯해 폭탄과 포탄 등 3만5천t의 무기를 이곳에 모아서 버렸다.
이 곳은 1차대전 중인 지난 1915년 4월 처음으로 화학무기가 대량으로 사용됐던 벨기에의 이프르 지역에서 90km 떨어져 있다.
이후 이 같은 '무기의 묘지'는 잊혔다가 지난 1971년 재발견되면서 세상에 다시 알려지게 됐다.

이곳에 버려진 무기는 2~4m 두께의 모래로 덮인 채 자연폐기 절차를 밟아온 셈이다.
벨기에 정부 대변인은 벨가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파르던마르크트 퇴적지에서 겨자 가스탄의 흔적이 발견됐지만 놀랄 일은 아니라고 답변했다.
이 대변인은 당국이 해당 장소를 계속해서 모니터해왔다면서 "패닉에 빠질 이유는 없다. 나쁜 일도 없고, 대피해야 할 일도 없다"고 말했다.
벨기에 정부는 2주 전에도 현장에서 샘플을 수집했으나 아직 검사결과는 공개되지 않았다고 벨가 통신은 전했다.
이 지역을 관장하는 카를 데칼루웨 서(西)플란더스 주지사는 그러나 유명휴양지인 크노케헤이스트에 인접해 있는 이 '무기 묘지'를 당국이 철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오염 누출이 더 심각해지기 전에 지금 이곳을 철거하는 게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3년 벨기에 정부 문서보관소에서 관련 자료를 열람한 일부 과학자들은 1차 대전이 끝난 뒤 보통의 폭탄이나 포탄은 모두 폭발시켜서 폐기했다며 파르던마르크트에 모아서 버린 3만5천t의 무기는 전부 화학무기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 논란이 된 바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bing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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