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정교회 국가 불가리아·북마케도니아 순방

입력 2019-05-04 06:00  

프란치스코 교황, 정교회 국가 불가리아·북마케도니아 순방
5일부터 사흘간…동서로 분열된 기독교의 화해·종교 간 대화에 방점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1천년 전 로마 가톨릭에서 갈라져 나간 동방정교회 신자가 대다수인 동유럽의 불가리아와 북마케도니아 순방에 나선다.
교황청은 3일(현지시간) 교황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어 5일부터 사흘간 이어지는 교황의 불가리아, 북마케도니아 순방 일정 등을 설명했다.


역대 교황 가운데 불가리아를 찾는 것은 2002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두 번째이다. 북마케도니아는 역대 교황 중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상 처음 방문한다.
서로 다른 종교 간 대화와 화해를 유독 강조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이래 해외 방문지로 정교회, 이슬람 국가를 자주 선택해 왔다.
올해만 해도 지난 2월에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해 역대 교황 중 최초로 이슬람이 탄생한 아라비아반도에 발을 디뎠고, 3월에는 역시 이슬람 국가인 모로코를 방문했다.
교황은 또한 2014년과 2015년에는 이슬람 신자들이 다수인 알바니아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각각 찾은 바 있다.
교황은 이번 순방의 첫 행선지인 불가리아에서는 큰 환영을 받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의 방문이 불가리아 정부의 초청에 따른 것이라고 선을 그은 불가리아 정교회는 6일 수도 소피아의 주요 광장에서 교황 주관으로 열리는 '평화를 위한 기도'에 정교회 사제들의 참석을 거절했다.
또한, 교황의 5일 소피아의 성알렉산데르 네브스키 대성당 방문 때에도 어떤 종교적 의식도 할 수 없다고 밝히는 등 교황의 이번 방문을 크게 반기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인구 약 710만명 가운데 가톨릭 신자는 고작 0.6%에 불과한 불가리아는 정교회 국가 가운데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곳으로 꼽힌다.
불가리아는 로마 가톨릭교회가 1천년 전 분열된 정교회와의 대화를 증진하고, 기독교 교단의 일치를 지향하기 위해 창설된 위원회에도 정교회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불참하고 있기도 하다.
교황의 이번 불가리아 방문 일정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행사인 오는 6일 소피아 외곽의 난민촌 방문 행사도 반(反)난민 정서가 높은 현지에서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전망이다.
불가리아는 터키와의 국경 274㎞ 구간에 가시철조망 장벽을 설치해 터키에서 넘어오는 난민들의 유입을 차단하고 있다.


교황은 이번 순방 마지막 날인 7일에는 '빈자의 성녀' 테레사 성인의 고향인 북마케도니아 스코페를 방문해 테레사 성인을 추모하고, 가톨릭 신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북마케도니아 역시 가톨릭 신자는 전체 인구의 약 0.4%에 그칠 만큼 미미하다.
오스만 제국 치하에 있던 1910년 알바니아계 부모 슬하에서 태어난 테레사 수녀는 인도의 빈민가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돌보다가 1997년 선종했고, 교황은 그를 2016년 9월 가톨릭 성인 반열에 올렸다.
정교회에서는 세르비아 정교회로부터 독립을 선포한 북마케도니아 정교회가 정교회 내 분열을 조장한다고 간주하고 있는 터라, 교황은 정교회 세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북마케도니아의 스테펜 대주교를 따로 사적으로 만나지는 않을 방침이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순방은 공산주의 시절 종교가 억압됐던 불가리아와 옛 유고연방의 일원이었던 북마케도니아가 정치적, 종교적으로 좀 더 개방되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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