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하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우승…호르몬 문제로 이후 대회 출전 불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캐스터 세메냐(28·남아프리카공화국)가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 규정' 적용 전 마지막으로 치른 대회에서 우승했다.
여전히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인 그는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는 약물을 투여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누구도 내가 뛰는 걸 막을 수 없다"고 국제육상연맹(IAAF)과 싸움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세메냐는 4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IAAF 다이아몬드리그 여자 800m 결선에서 1분 54초 98로 우승했다. 2위는 1분 57초 75의 프랜신 니욘소바(브룬디)였다.
경기 뒤 세메냐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행동은 말보다 강하다. 어떤 사람도 나를 멈추게 할 수 없다. 오직 신만이 내 경력을 끝낼 수 있다"며 "나는 28살이다. 은퇴하기엔 너무 이르다. 10년 이상 트랙 위에서 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세메냐는 5월 8일 이후 IAAF가 주관하는 대회에 출전할 수 없다.

스포츠중재재판소(CAS)는 1일 "세메냐와 남아공 육상연맹이 제기한 '여자부 경기에 출전한 선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 규정 철회' 주장을 기각한다"라고 발표했다.
IAAF는 CAS가 결론 내자마자 "5월 8일부터 '여성 선수의 테스토스테론 수치 제한'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세메냐 등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은 여자 선수들은 약물을 투약해 수치를 5n㏖/L(혈액 1리터당 10나노몰. 나노는 10억 분의 1)로 낮춰야 한다.
일반 여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0.12∼1.79n㏖/L다. 남성의 수치는 7.7∼29.4n㏖/L이다.
공개한 적은 없지만, 많은 전문가가 세메냐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7∼10n㏖/L 정도로 예상한다.
IAAF는 여자 400m, 400m 허들, 800m, 1,500m, 1마일(1.62㎞)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을 남성 호르몬 제한 규정 대상으로 적용했다.
세메냐가 9월에 개막하는 2019 도하 세계육상선수권에 참가하려면 최대한 빨리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낮추는 약물을 투약해야 한다.
하지만 세메냐는 "나는 절대 (호르몬 수치를 낮추는) 처방을 받지도, 약물을 투약하지도 않을 것이다"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세메냐는 "육상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규정상 공식 경기에서 트랙 위에 설 수는 없다. 세메냐는 '장외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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