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릉' 엔진음…제천 화재참사 건물 502일 만에 철거 개시

입력 2019-05-07 11:55   수정 2019-05-07 14:30

'부르릉' 엔진음…제천 화재참사 건물 502일 만에 철거 개시
크레인·소형 포클레인 동원해 에어컨 실외기·H빔 등 제거
이상천 시장 "트라우마 벗기 위한 결정…복합문화공간 지을 것"

(제천=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부르릉부르릉'. 요란한 엔진음 소리를 내는 크레인이 현장 소장의 지휘 신호에 맞춰 소형 포클레인을 줄에 걸어 38m 높이로 올렸다.


건물 상층부는 근로자들의 움직임으로 부산했고, 10여분이 지나서 크레인이 에어컨 실외기를 지상에 있는 운반 차량으로 내렸다.
철거 장비가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H빔 등의 구조물도 차례로 철거됐다.
약 1년 5개월 전 온 국민의 가슴을 아프게 했던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9층짜리 스포츠센터 건물이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제천시가 화재 발생 502일 만인 7일 이 건물 철거 작업을 본격화했다.
시는 업체 선정에 이어 지난 3월 25일 철거공사를 시작했다.
그동안은 내부 잔해물 제거, 외부 방진막과 내부 안전지지대(비계목) 설치 등 사전작업을 진행했다.

시는 주변 다른 시설의 피해 예방을 위해 폭약을 이용한 발파 해체 공법 대신 콘크리트 구조물을 파쇄해 위에서 아래로 한 층씩 허무는 방식을 택했다.
철거공사는 다음 달 22일까지 진행된다.
건설폐기물과 가연성 폐기물 처리 비용까지 포함해 완전 철거에 12억3천400만원의 비용이 든다.
이상천 시장은 "일대를 지나면 저절로 고개를 돌릴 만큼 시민들의 트라우마가 컸다"며 "조기 철거는 13만 시민을 위한 발 빠르고 합리적인 결단"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희생된 분들의 가족·친지, 이웃들에게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화재 참사 건물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한 사업도 동시에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었다.


시는 다음 달 중순까지 스포츠센터 건물을 완전히 철거한 뒤 소극장과 도서관, 공연장 등을 갖춘 복합 문화센터(가칭 시민문화타워) 건립 전까지 이곳을 무상 주차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참사 발생 이후 유족 위로금, 장례 지원금 지급과 외벽 보수에 15억6천500만원을 쓴 시는 수감 중인 건물주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해 건물을 가압류한 뒤 법원에 경매를 신청했다가 지난 1월 15억1천만원에 낙찰받아 소유권을 확보했다.
최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제천화재 관련 평가 소위원회가 구성돼 지난달 5일 건물 철거 연기를 요청하기도 했으나, 국회 공전 속에 소위 활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수사 자료와 영상자료가 있는 상황에서 시간을 충분히 할애했다고 보고 건물 철거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인근 주민들은 "화재 참사 이후 지역 경기가 침체해 많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다"며 "건물이 철거돼 문화타워가 들어서면 일대가 다시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냈다.
2017년 12월 21일 발생한 이 건물 화재로 29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jc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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