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식 "첫 촬영 때 27번 만에 '오케이 컷'…배움의 연속이었죠"

입력 2019-05-08 15:33  

박형식 "첫 촬영 때 27번 만에 '오케이 컷'…배움의 연속이었죠"
오는 15일 개봉 '배심원들'로 상업영화 첫 주연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소리 내며 큰 소리로 웃을 때는 천진난만한 소년 얼굴이 엿보였고, 진지하게 연기를 말할 때는 영락없는 배우였다.
오는 15일 개봉하는 영화 '배심원들'(홍승완 감독)에 출연한 박형식(28)을 8일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최근 시사회에서 완성본을 봤다는 그는 "제 연기에는 아쉬운 점이 있지만, 영화가 너무 빨리 끝났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빠져들면서 봤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배심원들'은 2008년 국내 처음 도입된 국민참여재판을 소재로 한 법정 드라마. 박형식은 포기를 모르는 청년창업자이자, 8번 배심원 권남우 역을 연기했다. 유죄가 거의 확정된 재판에서 사건 정황 등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하며 판을 뒤집는 인물이다.

박형식은 그동안 '화랑'(2016) '힘쎈여자 도봉순'(2017), '슈츠'(2018) 등 다양한 드라마에서 주연했지만, 상업영화 주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런 만큼 부담감이 커서였을까. 그는 첫 촬영 때 기억을 떠올리며 "대사 한마디 하는 장면을 27차례나 반복해서 찍어야 했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감독님이 제가 5년 전 출연한 TV 예능 '진짜 사나이'를 보고 저를 캐스팅하셨대요. 그때 아무것도 모르고 하나씩 배워가는 모습이 남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셨나 봐요. 하지만, 20대 후반이 된 저를 만나니까 생각보다 덜 순수하다고 느끼셨나 봐요. 제가 공격적으로 다가가니까, 계속 '캐릭터를 연구하지 마라'고 주문하셨죠. 대화를 통해 감독님과 의견을 맞췄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가니까 '형식 씨 다른 느낌으로…'라고 주문하시면서 27번이나 다시 찍었어요. 그때의 배신감이란…하하"
결국 '멘붕'에 빠진 박형식은 판사 역을 맡은 문소리에게 SOS를 쳤고, 문소리의 위로 덕에 힘을 낼 수 있었다.
"그때 (문소리) 누나가 이창동 감독님과 데뷔작 '박하사탕'을 촬영할 때, 한 장면을 30~40번씩 찍었다며 편안하게 하라고 토닥여주셨죠. 그다음부터는 긴장하지 않았고, 2~3번 만에 '오케이 컷'이 나왔어요."

촬영 현장은 박형식에게 배움의 장이었다. 문소리, 윤경호, 조한철, 김미경, 김홍파 등 여러 선배 배우와 작업을 통해 어깨너머로 많은 것을 익혔기 때문이다.
"매일 배움의 연속이었죠. 선배들의 연기 해석이나 태도, 감독님과의 의사소통 방법 등을 배울 수 있었어요. 드라마 찍을 때는 제 색깔이 강한 연기를 하고자 했다면, 이 영화는 마치 공연하는 느낌이었죠. 상대의 이야기를 듣고 반응하고…. 마치 만담하는 것 같았죠. 연기하면서 그런 느낌은 처음인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실제 만나 본 박형식은 순수하면서도 호기심 많은 청년 남우 그 자체였다.
"남우는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성격이에요. 배심원 일에 대한 심각성을 알고, 자기 선택에 책임감을 지닌 인물이죠. 또 궁금한 것은 못 참고, 모르는 것을 창피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그런 점은 저와 닮은 것 같습니다."

2010년 보이그룹 제국의 아이들 메인보컬로 데뷔한 박형식은 연기자의 길로 들어선 뒤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다른 아이돌 출신 배우와 달리 연기력 논란에 휩싸인 적이 없다.
박형식은 그러나 "초반에는 '발연기'를 했었는데, 제가 별로 유명하지 않은 아이돌이라 주목받지 않다가 어느 정도 연기가 됐을 때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 주셨다"면서 "그때 발연기는 지금 봐도 창피하고 역사 속에서 지우고 싶다. 사람들이 파헤쳐서 그때 영상클립이 인터넷에 떠돌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헌병대에 합격해 다음 달 10일 입대한다.
그는 "첫 영화를 하자마자 가게 돼 아쉽다"면서 "군대 갔다고 하면 사람들 기억 속에서 제가 한동안은 작품을 안 할 거라고 각인될까 봐 외부에 알리지 않고 조용히 다녀오려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진짜 사나이'를 하면서 여러 부대를 경험해봤다"며 "수방사에 갔을 때 사격을 잘해서 '스나이퍼 박'으로 불리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군대인데도 나를 원하고, 칭찬해준 곳이어서 자원했다"고 말했다.
배우로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박형식은 "영화 '스물' '형'처럼 또래 배우들과 함께 촬영하는 작품을 하고 싶다"면서 "특히 류준열 씨가 '돈'이나 '뺑반' 같은 작품에서 보여준 매력적인 캐릭터들도 해보고 싶다"며 웃었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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