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경영권 '남매의 난' 겪나…과거 재벌家 분쟁사례 주목

입력 2019-05-08 17:41   수정 2019-05-08 17:50

한진家 경영권 '남매의 난' 겪나…과거 재벌家 분쟁사례 주목
범현대가 '형제의 난' 대표적…금호·롯데·두산·효성 등도 내홍 겪어

(서울=연합뉴스) 최윤정 김동규 최재서 기자 = 한진그룹 조양호 전 회장 일가가 조 전 회장 별세 후 경영권 분쟁을 겪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과거 재벌가 분쟁사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재벌가 분쟁 대부분은 재벌 총수가 세상을 떠나며 남긴 유산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수년 안에 갈등이 정리되는 경우도 있지만, 갈등의 골이 깊어져 수십년간 대를 이어 갈등을 이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재벌가의 경영권 분쟁은 낯선 일은 아니다.
8일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총수) 지정 연기로 한진가 3세들이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한진그룹은 조양호 전 회장을 비롯한 2세들도 선친인 그룹 창업자 조중훈 전 회장 별세 후 이른바 '형제의 난'을 치른 바 있다.



2002년 선친이 작고하면서 장남인 조양호 전 회장이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을, 차남 조남호·3남 조수호·4남 조정호 회장이 각각 한진중공업과 한진해운, 메리츠금융을 물려받았으나 유산분배 등을 놓고 갈등을 빚어 집안싸움을 법정까지 끌고 갔다.
당시 차남과 4남이 법원에 제출한 소장을 보면 '고인의 유언장이 조작됐다'는 조작설까지 제기되며 유언장 검인까지 진행하는 등 형제간 갈등의 골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양호 전 회장의 삼남매도 그의 별세 후 대를 이어 경영권 분쟁을 겪는 것으로 관측된다.
공정위는 이날 대기업집단 동일인 지정을 미루면서 그 사유를 "한진이 차기 동일인 변경 신청서를 이날까지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밝혀 한진가 삼남매간 갈등 가능성을 시사했다.
공정위는 "한진 측이 차기 동일인을 누구로 할지에 대한 내부적인 의사 합치가 이뤄지지 않아 동일인 변경 신청을 못 하고 있다고 소명했다"고 소개해 그룹 경영권을 놓고 삼남매가 이견을 보이며 갈등을 겪고 있음을 시사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도 대를 이어 혈족 간 분쟁이 벌어졌다.
금호가의 경우 그룹 창업주인 박인천 전 회장의 셋째 아들인 박삼구 회장과 넷째 아들인 박찬구 회장의 갈등으로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으로 쪼개진 이후 충돌이 계속됐다.
금호 창업주 박인천 전 회장도 금호타이어 전신인 삼양타이어를 둘러싸고 동생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롯데가 형제의 경영권 분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는데, 올해 초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을 설 가족 모임에 초대하는 친필 편지를 보낸 것을 두고도 롯데 측이 나서 "동기가 의심된다"고 밝히는 등 형제 관계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
범현대가는 2001년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타계할 무렵 불거진 경영권 분쟁이 10년이 넘게 지속됐다.
현대가 장남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고 정몽헌 현대그룹 회장 간의 갈등은 2000년 '왕자의 난'으로 비화했다. 2003년 정몽헌 회장 사망 후에는 부인인 현정은 회장과 정상영 KCC 명예회장 사이에 현대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시숙의 난'이 벌어졌다.
이어 2006년에는 정몽준 의원이 이끄는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상선 지분을 매입하면서 '시동생의 난'까지 빚었다.
두산그룹은 2005년 박용오 전 명예회장이 동생인 박용성 회장과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이 비자금을 조성했다고 검찰에 진정서를 낸 일을 계기로 '형제의 난'을 겪었다.
이들 형제간 경영권 갈등은 법정 다툼이 1년 7개월간 이어진 끝에 결국 박용오 전 회장의 그룹 퇴출과 박용성·용만 형제의 특사 후 경영 복귀로 종결됐다.

삼성그룹은 경영권 분쟁은 없었지만, 창업주 이병철 선대회장이 장남인 이맹희 전 명예회장이 아닌 3남 이건희 회장을 후계자로 선택하면서 갈등이 잉태됐다.
이맹희 전 명예회장은 활발한 경영 활동을 벌였으나 아버지 이병철 회장과 자주 대립하다가 그룹에서 밀려났다. 이후 1993년부터 4년간 삼성과 CJ 분리 과정에서 삼촌인 이건희 회장과 조카인 이재현 CJ 회장이 갈등을 빚었다.
2012년에는 이건희 회장에게 선친으로부터 상속받은 4조5천억원 규모의 차명주식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소송전으로 비화됐다. 분쟁은 소송을 제기한 이맹희 전 CJ그룹 명예회장이 상고를 포기하며 마무리됐지만 이를 계기로 삼성 일가 간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효성그룹도 2014년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의 후계자 자리를 놓고 물밑 경쟁을 벌이던 2세 간 법적 소송이 불거졌다.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이 형 조현준 효성 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발하면서 현재까지도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화그룹에서는 김승연 한화 회장의 동생인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이 형을 상대로 재산권 반환 소송을 제기해 3년 6개월에 걸친 법정 소송을 벌이다 취하한 바 있다.
이밖에도 대림, 코오롱 등 굴지의 그룹들이 혈족 간 분쟁을 겪었다.
반면 SK와 LG, GS, 신세계, LS 등 재벌그룹에서는 혈연 간 경영 분쟁은 두드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재벌 지배구조 특성상 주도권 다툼에서 이기지 못하면 모두 다 잃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혈족 간의 분쟁이 벌어진다"며 "재벌 3세, 4세로 갈수록 혈족 간 경영권 분쟁 가능성은 더 커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d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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