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남아공 '만델라당' ANC…경제난·부패가 득표율에 발목

입력 2019-05-09 21:35  

위기의 남아공 '만델라당' ANC…경제난·부패가 득표율에 발목
1994년 이후 총선서 최저 득표율 개연성…라마포사 집권에도 지지율 하락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높은 지지를 누려온 장기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9일(현지시간) EFE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남아공 선거관리위원회는 전날 실시된 총선 투표의 25.66%를 개표한 결과, ANC의 득표율이 55.04%를 기록 중이라고 밝혔다.
제1야당인 민주동맹(DA)의 득표율이 26.04%에 불과할 정도로 다른 정당과 격차가 커서 ANC가 무난히 다수당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ANC가 재집권에 성공한다고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ANC의 최종 득표율이 50%대 중반에 그칠 경우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가 폐지된 민주화 이후 치러진 6차례 총선에서 최저 득표율을 기록하게 되기 때문이다.
ANC는 그동안 총선에서 매번 60%가 넘는 득표율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1994년 62.7%를 득표한 이후 1999년 66.4%, 2004년 69.7%, 2009년 65.9%를 기록했고 직전인 2014년에도 62.2%의 득표율로 선전했다.
ANC는 남아공 민주화의 아버지인 넬슨 만델라가 이끌었던 정당이기 때문에 '만델라당'으로도 불린다.
ANC의 위기는 무엇보다 '비리 대통령' 제이컵 주마가 퇴진한 뒤에도 상황이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는 국민의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다.

작년 2월 당시 주마 대통령이 의회 등의 압박으로 사퇴한 뒤 취임한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국민에게 경제재건과 부패 척결을 약속했다.
그런데도 1년이 넘게 지난 지금 남아공의 경제난과 고질적인 부패가 여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아공의 실업률은 약 27%나 될 정도로 심각하고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0.8%로 추정될 정도로 경제침체에 빠져 있다.
또 현 라마포사 대통령은 ANC에서 주마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부패세력을 제대로 단죄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사실 ANC 위기론은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ANC는 2016년 8월 지방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약 54%의 득표율에 그쳤고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를 포함한 수도권에서 야당에 뒤졌다.
1994년 만델라 전 대통령이 집권한 뒤 선거에서 ANC의 득표율이 60%를 밑돌기는 처음이었다.
이후 ANC 내부에서 불안감이 커졌고 결국 ANC는 2017년 12월 당시 라마포사 부통령을 새 대표로 선출하면서 주마에 등을 돌리게 된다.

외신에서는 이번 총선에서도 ANC의 득표율이 낮으면 라마포사 대통령이 정치적 고비를 맞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P는 총선에서 ANC의 득표율이 60% 아래로 떨어질 경우 라마포사 대통령이 취약한 입장에 처할 수 있다며 "ANC가 그(라마포사)를 내쫓고 새 지도자를 선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noj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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