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등대 45년만에 17일 재점등…"북한에서는 불빛 못 봐"

입력 2019-05-11 07:00  

연평도등대 45년만에 17일 재점등…"북한에서는 불빛 못 봐"
안보상 이유로 북측에는 가림막, 어민 안전 보호 기능에 중점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지난 1974년 가동을 중단한 인천 연평도등대가 45년 만에 다시 불을 밝힌다.
11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연평도등대 점등식은 문성혁 해수부 장관과 박준하 인천시 행정부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17일 열릴 예정이다.
해수부는 지난 4월 1일부터 서해 5도에서 일출 전 30분, 일몰 후 30분 등 1시간의 야간 조업이 허용됨에 따라 어민 안전어로 활동을 보호하기 위해 연평도등대의 불을 다시 밝히기로 했다.
최신형 등명기를 갖춘 연평도등대의 도달거리는 20마일(약 32km)로 일몰에서 일출 때까지 불빛을 비춘다.
연평도가 북한 접경지역인 점을 고려, 안보상 이유로 북측을 향한 등대 창에는 가림막을 설치하기 때문에 북한 땅에서는 불빛을 볼 수 없다.
연평도 서남단 해발 105m 지점에 있는 연평도등대는 1960년 3월 설치돼 전국에서 몰려드는 조기잡이 배의 길잡이 역할을 했다. 하지만 등대 불빛이 간첩의 해상 침투를 쉽게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1974년 1월 가동을 중단했다.
연평도등대가 가동을 멈추긴 했지만 당섬부두 방파제에 있는 소형 등대를 활용해 어선들의 안전 항해를 유도해 왔기 때문에 현재까지 어민들도 큰 불편을 느끼진 못했다.
해수부는 그러나 작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방한계선(NLL) 인근에서 남북 공동어로구역이 추진되고 서해 5도 야간 조업이 시행되는 등 주변 조업여건이 빠르게 변화하자 연평도등대를 재점등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특히 인천항과 해주·남포항을 잇는 화물선·컨테이너 항로가 개설되면 연평도등대가 연평도 해역을 지나는 선박의 안전 운항에 필요할 것으로 보고 시설 보강 작업도 병행하며 재점등을 준비했다.
정치권에서는 연평도등대의 불빛이 해상 침투나 포격 도발 등 북측의 도발에 길을 터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육군 대령 출신의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연평도등대 점등과 관련, "155마일 비무장지대에서는 적 침투에 깜깜이가 되고, 연평도 밤바다에서는 적 침투에 길을 인도해주겠다는 것"이라며 "적이 연평도를 기습 점령해서 주민들을 인질로 잡아 악의적으로 이용한다면 누가 책임지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연평도 부두에 이미 등대 1기가 운영되고 있고 민가 불빛과 가로등이 더 밝은 편이어서 연평도등대가 북측의 도발을 더 쉽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는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박원일 서해5도평화수역운동본부 집행위원은 "맨눈으로 목표물을 식별해 공격 기준점을 잡던 옛날도 아닌데 등대 하나 때문에 도발이 용이해질 것이라고 볼 순 없다"며 "북한의 발사체 발사로 남북관계가 다소 정체돼 있지만 평화의 등댓불을 밝힘으로써 남북이 함께 공존 번영의 길을 가자는 의미를 담을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해수부는 백령도등대 재점등도 검토했지만 시설이 워낙 낡아 다시 사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해수부는 현재 등대를 허물고 새 등대를 건립해 2021년께 재점등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백령도등대는 1963년 설치돼 1974년 5월 가동을 멈췄다.
iny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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