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 패각 처치곤란인데 김 종자 생산용 전량 중국서 수입

입력 2019-05-13 15:07  

굴 패각 처치곤란인데 김 종자 생산용 전량 중국서 수입
중국산 수입가 급등, 국내 김 종자수급 불안 우려…"패각 국산화 필요"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 국내에서 굴을 수확하고 난 뒤 버려지는 껍데기(패각)가 처리 곤란한 지경인데도 김 종자 생산에 쓰이는 패각은 전량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의 김 양식 증가로 수입 가격이 급등하는 바람에 국내 김 종자 생산 어가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13일 발표한 동향분석 보고서에서 중국산 굴 패각 가격 급등이 결과적으로 국내 김 종자 수급 불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종묘용 패각을 국산으로 대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굴 생산량은 연간 34만t(2018년 기준)이며, 버려지는 패각은 28만t에 이른다.

이 가운데 일부만 농업용 토질 개선제, 석회비료, 산업용 원료 등으로 재활용되고 나머지는 산업폐기물로 처리되거나 방치된다.
방치된 패각은 연안 어장을 오염시키고,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등 많은 문제를 유발한다.
굴 양식 어가들로선 재활용 방안이 마땅치 않아 돈을 주고 폐기물업체에 위탁 처리해야 하므로 큰 골칫거리이다.
국내산 패각 대부분이 버려지는 가운데 김 종자 생산에 쓰이는 패각은 중국에서 수입하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굴 패각을 김 종자용으로 사용하려면 별도 선별과정, 세척과 소독시설, 추가 인력이 필요해 가격면에서 중국산보다 경쟁력이 많이 떨어지는 것이 주된 이유이다.
굴 패각은 김 종자 생산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자재로, 쌀을 생산하기 위해 볍씨를 뿌려 모종을 키우는 '모판'과 같은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김 종자 산업 규모는 157억원(2018년 기준)에 불과하지만. 3조원 이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김 산업의 근간을 이룬다.

종자 생산에 중요한 굴 패각을 전량 수입에 의존하다 보니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최근 중국이 김 생산이 늘면서 굴 패각 수요가 동시에 늘어나는 바람에 우리나라로 수입하는 굴 패각 가격이 지난해 1년 만에 45.6%나 치솟았다.
굴 패각 수입가격 급등은 국내 김 종자 생산 어가의 경영 부담을 가중하고 있어, 결국에는 김 종자 수급 불안까지 우려된다.
김 종자 생산비에서 굴 패각 구매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5.1%에 달해 앞으로 중국산 굴 패각 가격이 더 오르면 국내 김 종자산업, 나아가 김 관련 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 생산국 가운데 우리나라만 종자용 굴 패각을 중국산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일본과 미국은 자국산 패각을 사용한다.
김 수출 세계 1위의 위상을 지키고 관련 산업을 더욱 발전시키려면 종자 수급 안정을 위한 굴 패각 국산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해양수산개발원은 밝혔다.
현재 전남 장흥군이 정부로부터 20억원을 지원받아 친환경 김 종자용 굴 패각 처리시설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국내 김 종자용 패각 수요의 30% 정도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해양수산개발원은 중국산 패각 수입가격이 계속 상승할 경우 굴 패각 확보, 수거, 운송, 세척, 선별, 소독 등에 필요한 시설을 추가로 확충해 생산량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패각 국산화가 이뤄진다면 연간 42억원의 수입 대체와 고용창출 효과, 중국산 패각 가격 인상 억제 효과 등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해양수산개발원은 골칫거리인 굴 패각 재활용과 김 종자용 패각 수급 안정을 동시에 이루고 고용까지 창출하기 위해 김 산업계와 굴 생산업계가 협력관계를 구축해 상생발전하는 방안을 찾고, 정부가 이를 적극 지원하는 게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lyh9502@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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