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맨과 브로맨스'…트럼프, 헝가리 총리에 "존경받는 사람"

입력 2019-05-14 06:03  

'스트롱맨과 브로맨스'…트럼프, 헝가리 총리에 "존경받는 사람"
美 여야 반대 속 백악관서 회담 갖고 추켜세워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의회 등 미 조야의 반대 속에서 방미한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백악관에서 회담하고 '브로맨스'를 과시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3연임에 성공한 오르반 총리는 극우 성향으로, 장기 집권하면서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들을 측근들이 인수하도록 돕고 법원에 대한 정부의 통제를 강화, 민주주의와 법치를 훼손했다는 안팎의 비판론에 직면한 인사라는 평을 받고 있다.
유럽연합(EU)은 헝가리 정부가 민주주의, 법치 준수 의무를 위배했다며 제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인 헝가리와 러시아의 밀접한 관계도 미국 내 부정적 여론에 더욱 불을 지피는 부분이다. 이 때문에 여야 모두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오르반 총리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제기돼 왔다.
백악관 집무실(오벌 오피스)에서 오르반 총리를 맞이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에서 매우 존경받고 있다"며 "어쩌면 나처럼 다소 논란이 많다고 볼 수도 있지만, 괜찮다. 당신은 직무를 잘 수행해왔고, 당신의 나라를 안전하게 지켜왔다"고 말했다.
또한 헝가리의 민주주의적 '퇴행' 논란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이 총리에 대해 많은 존경심을 갖고 있다"며 "그는 존경받는 사람이다. 나는 그가 터프한 사람인지 알지만, 그는 존경받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는 이민정책에 있어 올바른 일을 해왔다고 많은 사람이 전하고 있다"고 칭찬했다고 미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오르반 총리가 '굉장한 일'을 해 왔다면서 백악관에서 그를 맞이하게 돼 "매우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고 풀 기자단이 전했다.
헝가리와의 관계가 매우 좋다고도 했다.
이에 오르반 총리는 "불법 이민 및 테리러즘과의 전쟁과 전 세계의 기독교 공동체 보호에 있어 미국의 대통령과 함께 서 있는 게 자랑스럽다"고 '화답'했다.
이어 "우리는 일정 부분 비슷한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자신 모두 이민 정책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해온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 대선 당시 일찌감치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으며, 그의 '미국 우선주의'에 대해서도 옹호하는 입장을 취해 왔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과 오르반 총리 두 사람 다 강경하고 반(反)이민적인 레토릭을 지지해왔다"고 보도했다.
오르반 총리는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는 단 한번도 백악관으로 초청받지 못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오르반 총리의 백악관 초청은 미국이 헝가리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영향력 약화를 시도하는 일환으로 이뤄졌다고 백악관 관계자가 전했다고 이 통신은 보도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백악관 회담을 놓고 미 언론은 냉담한 시선을 보냈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의회가 초당적으로 이 국수주의자 리더가 그의 나라에서 자유를 억압하기 위해 취해온 조치들을 들어 반대 의사를 표시했음에도 불구,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무시하고 그를 집무실에서 만나 칭송했다"고 꼬집었다.
AP통신은 이날 회담과 관련, "서방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외국 지도자들과 관계하는 걸 주저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시, 오바마 전 대통령들의 냉대를 받았던 극우 지도자를 만났다"고 비꼬았다.
이날 회담에 앞서 상원 외교위의 여야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 앞으로 공개서한을 보내 "오르반 총리에게 민주주의적 뿌리와 가치들로 돌아갈 것을 촉구하라"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독 '스트롱맨'들과 각별한 브로맨스를 나눠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19일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만났을 때 서로를 한껏 추켜세우며 찰떡궁합을 과시했다.
3월 25일에는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5선 고지 달성' 위기에 처한 네타냐후 총리와 백악관에서 회담을 갖고 지원사격에 나섰고, 지난달 9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그의 장기집권 시도에 힘을 실었다.
현재 북미 간 긴장이 고조된 상태이긴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리틀 로켓맨'이라고 조롱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도 "사랑에 빠졌다"고 말할 정도로 좋은 '케미'를 강조해왔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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