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연정 두 실세, 유럽의회 선거 앞두고 공방 가열

입력 2019-05-15 01:26  

이탈리아 연정 두 실세, 유럽의회 선거 앞두고 공방 가열
디 마이오-살비니, 상대 겨냥한 설전 주고 받아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의회 선거가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지지자를 결집하기 위한 이탈리아 포퓰리즘 연립정부의 두 실세 부총리의 기싸움도 고조되고 있다.
작년 6월 연정 출범 이후 주요 현안에서 사사건건 이견을 노출해온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의 루이지 디 마이오(32)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과 극우성향의 정당 '동맹'의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에도 가시 돋친 설전을 주고 받았다.


디 마이오 부총리는 이날 현지 방송 메디아세트와의 인터뷰에서 살비니가 일반 시민이 아닌 정치인들의 이익을 점점 우선시하는 것 같다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 정부가 탄생한 뒤 6개월 동안 살비니는 자신을 대중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이 있는 인물이라고 강조했지만, 지금 나는 그에게서 그런 면모를 찾을 수가 없다"며 "그는 마치 자신이 즐겨 입었던 운동복 상의를 벗고, 구닥다리 정치인들이 입는 말끔한 수트를 입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살비니 부총리는 디 마이오 부총리가 좌파에 경도되고 있다고 응수했다.
그는 이날 북부 베로나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민주당(PD)과 오성운동 사이에 너무나 많은 유사점이 있음을 깨닫고 있다"며 "그들은 단일 세율과 지방 자치권 확대, 새로운 사회안전 법안 도입에 대해 나란히 반대한다. 아마 그들은 비정부기구(NGO)의 난민구조선에 항구를 다시 여는 것도 함께 원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퓰리즘 정부가 집권하기 전에 정부를 이끌었던 중도좌파 민주당은 작년 3월 총선 이후 야당으로 전락했다. 기성정치 체제에 반기를 드는 정치운동으로 10년 전 탄생한 오성운동은 좌파와 우파의 범주를 뛰어넘는 정당이지만, 기본소득 도입, 환경 중시 등은 좌파적 색채를 띠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살비니 부총리는 "왜 오성운동이 이탈리아 대중이나 연정 파트너인 동맹이 아니라 민주당과 의견을 같이 하는지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 마이오는 살비니의 이런 지적에 "어떤 정치인도 나보다 민주당을 더 많이 공격하지 않았다"며 "민주당은 여전히 (전임 총리인 마테오)렌치의 정당이고, 나는 민주당과 아무런 상관도 없다"고 반박했다.
디 마이오는 전날에는 강경 난민 정책 등으로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는 살비니로 인해 최근 곳곳에서 갈등이 과도하게 분출되고 있다면서, 살비니에게 언행을 자제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편, 두 사람은 최근 살비니의 측근으로 수뢰 사건에 연루된 아르만도 시리 건설교통부 차관의 해임 문제를 비롯해, 부유한 북부 지역에 자치권을 확대하는 방안, 단일 세율 도입, 대형 공공사업 등을 놓고 평행선을 달린 바 있다.
시리 차관의 경우 살비니의 완강한 보호막에도 불구하고, 무당파이지만 오성운동과 가까운 주세페 콘테 총리가 시리 차관을 해임함으로써 디 마이오의 손을 들어줬다.
이 사건의 여파로 반난민 정서를 등에 업고 승승장구하던 동맹의 지지율 상승세가 다소 꺾여 지난 달 35% 안팎을 넘나들던 동맹의 지지율은 지난 주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30% 초반으로 하락했다.
반면, 동맹의 기세에 밀려 고전하던 오성운동과 민주당은 지지율을 다소 회복해 나란히 20% 초반의 지지율을 달리고 있다.
ykhyun1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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