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체중·금연하는데 콜레스테롤 높다면 "가족력 확인"

입력 2019-05-19 08:30  

정상 체중·금연하는데 콜레스테롤 높다면 "가족력 확인"
아이 손가락·발뒤꿈치 '혹' 생겼다면, 콜레스테롤 검사 필수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고콜레스테롤혈증(이상지질혈증)은 보통 흡연이나 운동 부족, 기름진 음식이나 비만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정상 체중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지나치게 높다면 '가족력'을 의심해봐야 한다. 특히 가족력이 있다면 자녀의 손가락이나 발뒤꿈치에 진주알 같은 '황색종'이 생기지 않는지 유심히 관찰해야 한다.

19일 의료계 전문가에 따르면 서구화된 식습관과 운동 부족 등으로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130mg/dL 이상이면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진단된다.
국내 30세 이상 성인의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2005년 8.0%에서 2015년 17.9%, 2016년 19.9%, 2017년 21.5%로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문제는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자각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혈관에 쌓인 콜레스테롤로 혈관 일부분이 좁아져도 환자가 느끼는 어려움은 거의 없다. 환자가 증세를 느낄 때는 이미 합병증이 발병한 단계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대표 위험인자다.
특히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amilial Hypercholesterolemia)은 젊은 나이에 발병해 놓치기 더욱 쉽다. 고콜레스테롤혈증은 대부분 50대 이상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환자는 정상 체중에 금연, 절주 등 생활습관을 건강하게 유지하고도 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기준치 대비 적게는 1.5배에서 많게는 4배까지 높아진다. 혈액 내 LDL 콜레스테롤 농도를 조절하는 LDL 수용체의 유전적 변이가 발병 원인이다.
어린 나이에 발병하는 데다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다 보니 합병증이 발병할 위험도 훨씬 크다. 더욱이 이들은 본인의 콜레스테롤 수치 자체를 모르다가 심혈관 질환 등이 나타난 후에야 인지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의료계 전언이다.
특히 어린 나이에 발병해 치료 적기를 놓치기 쉬우므로 가족력이 있다면 사전에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해야 한다. LDL 수용체가 염색체 두개 중 한개에만 결함이 있는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20대에, 두 개 모두 결함이 있는 '동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10세 이전에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을 앓는 부모라면 자녀의 팔꿈치나 발뒤꿈치, 손가락 등을 늘 주의 깊게 살피는 게 좋다. 발뒤꿈치 힘줄이 튀어나오거나 무릎 뒤에 진주알 모양의 종양(황색종)이 생겼다면 LDL 콜레스테롤이 몸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축적되는 전조 증상으로 볼 수 있다.
이상학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 사업단장)는 "건강검진 결과 LDL 콜레스테롤이 190mg/dL을 넘거나 아킬레스건이 튀어나오거나 두꺼워지는 황색종이 있다면 가족력을 꼭 확인해야 한다"며" 조금이라도 의심된다면 병원에서 진료받아 본인과 가족 모두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심혈관 질환 발생을 예방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jand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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