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대소설의 시대·아내

입력 2019-05-20 16:35  

[신간] 대소설의 시대·아내
우리가 훔친 것들이 만발한다·즐거운 광장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 대소설의 시대 1·2 = 세계에서 가장 긴 소설을 포함해 '대소설'이 유행한 18세기 조선 소설문학사를 다시 소설로 이야기했다.
18세기 '백탑파'에 천착한 작가 김탁환이 이 소설을 집필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관련 논문과 학술 서적을 읽으며 고증에 힘썼다고 한다.
소설은 정조 시대 궁중에서 무려 23년 동안 소수를 위해 연재한 가상의 대소설 '산해인연록(山海因緣錄)'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작가는 당시 소설 문학이 주로 여성에 의해 생산되고 소비된 언문 문학이었다는 점에도 주목한다. 남존여비 사상이 20세기 중반 이후까지도 전해진 우리나라에선 이런 특성 때문에 18세기 대소설 유산이 제대로 조명받지 못한 채 묻힐 수밖에 없었다.
소설은 당시 여성들 사이에서 쓰고 읽힌 대소설이 궁중에서 어떻게 만들어지고 전해졌는지를 실제 역사에 문학적 상상력과 미스터리 기법을 덧입혀 흥미롭게 풀어낸다.
민음사. 1권 320쪽. 2권 324쪽. 각 권 1만3천원



▲ 아내 = 작고한 원로 시인 최명길 유고 시집이다. 죽음을 예감하고 아내에 바친 사랑의 노래라고 한다.
시인은 2000년 4월 이 시집에 실을 시편들을 마감하고 여섯 차례나 퇴고한 뒤 이듬해 몇 편을 더 추가한 뒤 두 차례 더 퇴고한다. 2002년 두 차례, 2007년 한 차례 더 다듬고 2010년 2월에는 시 일부를 고치고 순서도 바꾼다.
그로부터 9년 뒤인 이제야 온전한 책의 형태로 엮인 시집으로 출간되지만, 시인은 이미 2014년 이 세상을 떠났다.
'아내 당신은 내 영원한 신부/ 꽃이요 열매요 그 뿌리다./ (중략)/ 오 아내 당신은 신비로운 물방울/ 돌밭이요 돌밭을 일구는 강물이요/ 질경이풀이요 물잠자리요/ 물잠자리를 기르는 새봄의 들녘이다./ 아내 당신은 내 영원한 우주//(시 '아내 당신은 나의 신부' 일부)
최 시인은 1975년 현대문학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해 다수 시집과 명상시집을 펴냈다. 한국예술상, 강원도문화상, 홍조근정훈장 등을 받았고 2016년 5월에는 강원도 속초 영랑호반에 시비가 건립됐다.
황금알. 200쪽. 1만5천원.



▲ 우리가 훔친 것들이 만발한다 = 원로 시인 최문자 배재대 석좌교수가 펴낸 여덟 번째 시집.
오랫동안 품은 비밀을 담담히 고백하고 죽음과 영원 사이에서 겸허한 성찰을 거듭한다.
슬픔과 비극을 아름다움으로 승화하는 시인의 저력과 삶의 관록이 묻어난다.
최 교수는 박두진문학상, 한국시인협회상 등을 받았고 협성대 총장을 역임했다.
민음사. 172쪽. 1만원.


▲ 즐거운 광장 = '푸른사상 시선' 9년 역사를 장식한 시인 91명의 작품을 한데 모은 기념 시집이다.
시인인 백무산과 맹문재가 직접 엮고 해설도 붙였다.
조재훈의 '한 사람'부터 신동원의 '다시 첫사랑'까지 다양한 사조와 형식을 추구한 시인들 대표작이 수록됐다.
푸른사상. 176쪽. 1만1천원.

lesl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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