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마지막 반군지역 '위태'…러·터키 '시리아 동거' 위기

입력 2019-05-21 05:20  

시리아 마지막 반군지역 '위태'…러·터키 '시리아 동거' 위기
러·시리아군 공격에 북서부 주민 170명 사망·18만명 피란
터키, 인도주의 재난·난민사태 재발 우려…러 "테러조직 방조 안 해"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러시아·시리아군의 시리아 북서부 공세가 계속되며 러시아와 터키의 '시리아 공조'가 시험대에 올랐다.
시리아 북서부에서 긴장완화 합의가 지켜져야 한다는 터키와, 테러조직을 방조할 수 없다는 러시아는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렸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과 훌루시 아카르 터키 국방장관은 20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로 시리아 북서부 상황을 논의했다고 터키 국방부가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공개했다.
터키 국방부는 양국 국방장관 논의가 지역 안보 현안, 특히 이들립주(州)의 최근 상황과 '소치 합의'에 부합하는 긴장 완화조처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소치 합의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작년 9월 소치에서 만나 도출한 이들립 비무장지대 설치와 휴전 시행 합의를 가리킨다.
이들립과 주변 알레포·하마주(州) 일부는 시리아에 남은 마지막 반군 지역으로, 약 300만명이 거주한다.


소치 합의 후, 옛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를 계승한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 조직이 세력을 확장해 이들립의 80%가량을 장악했다.
지난달 말 러시아·시리아군은 공습을 재개하고 지상 전투를 전개해 현재까지 일부 지역을 탈환했다.
시리아군은 이번 공세에서 시리아 북서부의 '동맥'에 해당하는 알레포-하마 고속도로(M-5)와 알레포-라타키아 고속도로(M-4), 요충지 지스르 아슈슈구르 등을 완전히 수복하려는 것으로 추측된다.
반군이 이를 저지하고자 강력히 저항한다면 대규모 민간인 살상 등 인도주의 재앙이 벌어질 수 있다고 유엔은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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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이래 주민 약 170명이 숨지고, 18만명이 피란했다.
20일에도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이들립의 카프란벨에서 어린이 5명을 포함해 주민 10명이 숨졌다고 시리아내전 감시 매체 '시리아인권관측소'가 보고했다.
터키는 러시아·시리아군의 군사작전이 계속되면 국경지역에 대규모 난민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아울러 소치 합의 후속조처로 이 지역에 설치된 터키군 관측소가 시리아군의 포격을 받고, 터키군인들이 부상하는 사태까지 벌어져 터키 내 우려 여론이 급격히 고조했다.


러시아는 터키의 만류에도 '테러조직 소탕'을 명분으로 공격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세르게이 베르쉬닌 러시아 국방차관은 20일 "시리아 영토에 있는 테러 거점을 무작정 내버려 둘 수 없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전했다.
그는 "유감스럽게도 이들립에는 테러조직원이 너무 많고 그들이 요지를 장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르쉬닌 차관은 터키를 겨냥, "다른 주체들이 시리아 주권과 영토보전을 지지한다는 것을 말과 행동으로 입증하기를 촉구한다"면서 "이들립도 결국 시리아의 일부"라고 단언했다.
러시아 대통령실은 현재로선 시리아 사태를 논의하는 러시아·이란·터키 3자 정상회의를 열 계획도 없다고 최근 밝혔다.


터키 언론은 최근 이들립의 상황 전개를 고려하면 러시아와 터키의 '시리아 동거'가 깨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터키 유력 매체 휘리예트의 필진 니하트 알리 외즈잔은 최근 기고문에서 "(터키가 직면한) 상황과 처지, 아군과 적군이 불분명하다"면서 "이제는 터키군의 안보를 우선시하고,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재검토할 때"라고 진단했다.
tr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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