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캐나다 군내 '성 비위'가 대대적인 개선 대책 시행에도 여전한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
캐나다 통계청이 22일(현지시간)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캐나다 정규군 중 900여명이 성폭행이나 성적 괴롭힘 등을 당했다고 신고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런 수치는 전체의 1.6%에 해당하는 비율로, 군내 성 비위가 크게 부각돼 전면 대책이 시행된 지난 2016년 비율 1.7%와 유사한 수준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가을 군 병력 3만6천명을 대상으로 면접 및 설문 방식으로 실시됐다.
캐나다군은 지난 2015년 군내 성폭력 문제가 외부로 공개돼 파문이 일자 전군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실태 조사를 벌인 뒤 다음 해 '명예 작전'이라는 명칭 아래 근절 대책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
조사 대상인 성 비위는 성적 공격이나 원치 않는 성적 접촉, 또는 성적 행위가 피해자의 동의 없이 이뤄지는 것이라고 보고서는 규정했다.
이번 조사 결과 피해자들은 여군이 남군의 4배 수준으로 여성 정규군의 4.3%가 성폭력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폴 위닉 합참 차장은 이날 회견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 길고 험할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이번 보고서를 통해 재확인됐다"며 "성 비위는 캐나다군에 파괴적인 문제로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폭력 피해 당사자인 한 여성 예비역 간부는 "명예 작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문제의 근원을 짚어내지 못하고 있다"며 문제의 뿌리는 남성 위주의 '마초 문화'가 군내에 만연돼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jaey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