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의 동학 농민군 지도자, 125년 만에 전주에서 영면한다

입력 2019-05-24 14:04   수정 2019-05-24 14:05

무명의 동학 농민군 지도자, 125년 만에 전주에서 영면한다
일본군에게 처형돼 일본에 넘어갔다가 송환…완산칠봉 '녹두관'에 내달 유골 안장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일본에서 송환된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유골이 동학농민혁명 125년 만에 전북 전주에 안치된다.
김승수 전주시장과 이종민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은 24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다음 달 1일 전주 동학농민혁명 추모공간에 농민군 지도자의 유골을 영구 안장한다"고 밝혔다.
유골은 일본군에게 처형된 이름 모를 동학 농민군 지도자의 머리뼈로, 1906년 일본인이 인종학 연구를 위해 고국으로 옮겼다.
이후의 행방은 묘연하다가, 1995년 일본 북해도대학 표본창구에서 다시 발견되면서 유골의 존재가 알려졌다.
당시 유골 상자에는 '메이지 39년(1906년) 진도에서 효수한 동학당 지도자의 해골, 시찰 중 수집'이라는 문구가 있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등은 각고의 노력으로 한일 합의를 거쳐 이듬해 유골을 반환받았지만, 안장할 곳이 없어 23년간이나 전주역사박물관 수장고에 보관해왔다.
유골은 긴 기다림 끝에 올해 동학농민군 주요 전적지인 전주 완산칠봉에 혁명군의 기억 공간이 문을 열면서 잠들 곳을 찾았다.
시와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오는 31일 전주시 완산도서관 강당에서 '동학 농민군 전주 입성 125주년 기념식'을 마치고 이튿날 유골 안장식을 거행하기로 했다.
유골은 전주역사박물관에서 발인식 후, 풍남문 앞에서 노제와 진혼식을 마치고 녹두관에 안장된다.
이종민 이사장은 "유골을 어렵게 찾았지만, 고이 잠들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죄송한 마음이 컸다"며 "안장식을 계기로 농민군이 외친 인간존중과 만민평등의 거룩한 동학 정신이 계승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승수 시장은 "동학농민혁명은 3·1 만세운동, 5·18 광주민주화운동, 촛불혁명 등으로 이어지며 대한민국 민주주의 뿌리를 내리게 한 출발점"이라며 "전주한옥마을 동학혁명기념관, 전라감영, 녹두관을 세 축으로 동학 정신을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jay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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