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주의로 흘러온 쥐, 300만 새 안식처 위협…美, 박멸작전 편다

입력 2019-05-24 16:21  

부주의로 흘러온 쥐, 300만 새 안식처 위협…美, 박멸작전 편다
태평양 한가운데 '미드웨이 환초'…헬기 이용해 쥐약 투하하기로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북서쪽으로 약 1천900㎞ 떨어진 태평양 한가운데에 낮은 섬 3개로 구성된 '미드웨이 환초(環礁)'(Midway Atoll)는 세계 2차대전 중에는 폭탄이 난무하는 격전지였다.
앨버트로스와 제비갈매기를 포함한 새 300만 마리의 보금자리인 이 지역에서 새로운 종류의 '폭탄 투하 작전'(bombing campaign)이 펼쳐지게 된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환초 보존 책임을 맡은 미국 어류·야생동물관리국(USFWS)이 이 지역을 휘젓고 다니며 새들에게 큰 피해를 주는 쥐들을 박멸하기 위해 내년에 '쥐약' 투하를 시작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과학자들과 자원봉사자들의 눈에는 쥐들이 새 둥지를 공격해 새들의 머리와 목, 등 부분에 상처를 내는 것이 발견됐다.
쥐들은 산채로 먹어치우기도 했고, 수십 마리의 새들은 둥지에서 죽어있거나 버려져 있기도 했다.
쥐들은 부주의로 이 지역에 들어오게 됐다는 것이 가디언의 설명이다.
환경단체 '아일랜드 컨서베이션'(Island Conservation)의 패티 바이아오는 "둥지에 앉아 있는 어른 새들에 대한 잔혹한 공격을 목격할 수 있었다"며 "감염을 부를 수 있는 큰 상처가 있었다"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쥐들이 생태계에 영향을 주고 있었고, 자칫 앨버트로스에게까지 위험을 초래할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사태를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한 USFWS는 다양한 대책을 검토한 끝에 헬기를 이용, 쥐약을 투하하는 쪽을 선택했다. 이들 미끼에 넘어갈 것은 새가 아니라 쥐일 것이라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멸종위기종인 레이산오리(Laysan duck)는 쥐 박멸 작전이 벌어지는 동안 다른 지역으로 옮겨져 보호받게 된다.
이번 작전의 성패 여부는 내후년쯤에야 밝혀지고, 그 결과에 따라 다른 구역에 대한 유사한 작업도 진행될 수 있다.
미국 국립야생보호구역인 미드웨이 환초에는 레이산 앨버트로스 종으로 세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조류로 꼽히는 '위즈덤'(Wisdom)이 살고 있다. 68살인 위즈덤은 올해 37번째 새끼를 부화하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16년 9월 아시아 방문길에 미드웨이 환초에 들러 자신의 핵심 어젠다 중 하나인 기후변화 대처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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