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날] ①'서로 다른 매력' 한국의 삼해(三海)

입력 2019-05-29 09:00   수정 2019-05-29 09:20

[바다의날] ①'서로 다른 매력' 한국의 삼해(三海)
'황금어장' 동해 ∼'세계 5대 갯벌' 서해 ∼'섬들의 천국' 남해
어패류·해조류·관광체험·해저 매장물 경제적 가치 '무궁무진'

[※편집자 주 = 5월 31일은 '바다의 날'입니다. 끊임없는 해양 개발과 남획 등으로 삼면의 바다가 신음하고 있습니다. 최근 죽은 고래나 바다표범 등의 뱃속에서 플라스틱을 포함한 각종 폐기물이 쏟아져 나오는 모습은 우리 인간에게 많은 경종을 던져줍니다. 인간에게 풍요를 주는 바다가 우리의 과욕과 폐기물 투척 등으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 해양 생태계의 중요성은 두말할 것도 없습니다. 바다의 날을 앞두고 바다가 주는 풍요로움과 해양 생태계의 현실 등을 조명하는 기사 3편을 송고합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우리나라 지리의 특성을 표현할 때 흔히 '삼면이 바다'라는 말을 자주 쓴다.
북쪽을 제외한 동쪽, 서쪽, 남쪽이 모두 바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삼면 바다, 즉 동해, 서해, 남해는 비슷한 듯하면서도 각기 다른 매력이 있다.

◇ '바다 맏형' 황금어장 동해… 명태·대구·오징어·고등어가 '가득'
동해는 신생대 4기에 대단층 운동으로 일본 열도가 대륙에서 분리되면서 형성된 바다다.
동해 크기는 남북 1천700㎞, 동서 최대 1천100㎞, 평균수심 1천648m, 면적 107㎢다.
우리나라에서 동해는 두만강 입구에서 부산항까지 1천723㎞로, 직선거리 809㎞이다.
동해는 암석, 사빈 해안이 발달했고 곳곳에 사취, 석호, 육계도 등이 자리잡고 있다.
동해는 우리나라 해안에서는 유일하게 한류와 난류가 교차하는 곳으로 독도, 울릉도, 대화퇴(울릉도, 독도 북쪽에 있는 수심 300∼500m 정도 수심이 낮은 해저 언덕)로 연결되는 라인은 태평양에서 손꼽히는 황금어장이다.
동해가 황금어장인 이유는 계절에 따른 한류와 난류 교차가 수산 생물을 풍부하게 분포하게 하고, 다양한 해양생태계를 이룰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북한 한류는 10월부터 강세를 보이는데 이 시기에 산란기를 맞은 심해 어종인 명태와 대구어장이 형성되며 뚝지, 도루묵 등도 산란을 위해 연안을 찾는다.
또 이 시기에는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가 자라 동해 수중은 영양염이 풍부하게 되며 용존산소량이 많아진다. 바로 이 북한 한류가 동해를 청정해역으로 가꿔 주는 주인공인 셈이다.
그러나 동한난류가 동해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백화현상을 일으키는 주범인 동한 난류는 영양염이 부족하고 용존산소량이 적어 물을 탁하게 한다.
하지만 동한난류는 수온이 20도를 넘으면 해수욕을 가능하게 해주고 이 해류를 따라 오징어, 고등어, 꽁치, 도미, 다랑어 등 난류성 어족들이 어장을 형성한다.

◇ 누르스름한 빛깔 띤 5대 갯벌 간직한 '서해'
서해를 황해라고도 부르는 이유는 바닷물 색이 누르스름해서다.
누런색은 중국 황하에서 흘러나온 황토가 원인이다. 서해는 바다색이 맑지는 않지만 다양한 자원이 숨어있다.
서해 가장 큰 특징은 갯벌이 발달한 것인데, 이는 주변 지형적 특징에서 비롯됐다.
서해로 흘러드는 중국 황하와 양쯔강, 우리나라 금강과 한강 등에서 펄이 흘러나오고, 이 펄은 서해안 큰 조석간만 차에 따라 밀물이 바다로 나왔다가 썰물로 바뀌는 순간 가장자리로 가라앉아 갯벌이 형성된다.
서해는 물이 탁해 플랑크톤이 동해 절반에 불과하다.
그러나 하천에서 유입되는 영양 염류가 풍부하고 크고 작은 섬이 많아 어류 산란장으로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서해에는 참조기와 민어 등 어류와 전복과 꼬막 등 패류, 미역과 김 등 해조류, 젓새우와 흰다리새우 등 갑각류들이 곳곳에 넘쳐난다.
전복, 미역, 천일염 생산량은 3면의 바다중 압도적이다. 수산자원의 '보고(寶庫)'로 손색이 없다.
이는 리아스식 해안이 가져다준 천혜 자연조건 때문이다.
좁은 해협에 의해 육지와 연결되는 반도와 수심이 얕은 만, 섬이 산재해 있고, 구불구불한 해안과 섬이 수산생물 산란장이나 서식지로 최적지라 할만하다.
갯벌 또한 전국 50% 이상이 서해에 펼쳐져 있다. 해안지형과 바다 특성에 따라 서식하는 생물과 생태계도 매우 다양해 세계 5대 갯벌에 포함될 정도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 다도해 천국, 양식의 최적지 '남해'…해조류 천국 '제주'
동해, 서해와 비교해 남해안은 리아스식 해안지형이 잘 형성돼 있고 크고 작은 섬이 많아 '다도해'로 불린다.
우리나라 섬 60% 이상이 남해에 모여있다.
남해는 위치적 특성상 동해와 서해 중간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동해처럼 똑바른 형태와 모래 중심 해안과 복잡한 갯벌로 이뤄진 서해가 섞인 모습이라고 하기 쉬우나 그렇지 않다.
남해 굴곡은 서해보다 훨씬 더한 리아스식 해안이다.
수많은 섬이 산재한 세계적으로 특이한 지형으로 '한국식 해안'(Korean coast)이란 별칭도 있다.
남해에는 연중 난류가 흘러 양식업 등 수산업이 많이 발달했고, 다양한 섬과 아름다운 바다 경관 때문에 휴양지로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남해는 동해·서해보다 수산생물 산란·성장·번식 여건이 우월해 예로부터 각종 양식어업 및 어선어업이 고르게 발달했다.
남해의 한 중앙에 자리한 경남지역 연안의 양식장은 전국의 23%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양식어업 생산금액만도 연간 5천500억∼6천억원에 달한다.
양식장 1곳에서 대략 2억4천500만원의 수익을 올릴 정도로 경남 양식어가는 남해가 주는 다양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화산섬인 '제주'는 이들 3해(海)와는 사뭇 다른 독립체로 볼수 있다.
온화한 기온과 수려한 풍광으로 연간 수많은 관광객을 유혹하는 제주.
제주는 다른 지역보다 효능이 뛰어난 해양치유 자원인 '염지하수'를 다량 보유하고 있다. 또한 연안에는 미역, 감태, 톳, 청각, 참모자반, 우뭇가사리, 지충이 등 다양한 해조류가 서식하고 있다.
제주에서 나는 우뭇가사리는 국내 생산량 70%를 차지하고 있으며, 감태는 제주에만 서식하는 것으로 보고 됐다.
◇ "개성 강한 3면의 바다는 '보물창고' 랍니다"
독특한 특성을 가진 우리바다의 가치에 주목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고 깨끗한 동해안은 최근 국내 최고 서핑 명소로 부상하고 있다.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이후 수도권과 바로 이어지는 양양 죽도 해변은 서퍼들의 성지로 떠오르고 있다.
죽도 해변은 수심이 낮고 비교적 파도가 센 편이라 입문자부터 마니아까지 서핑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죽도 해변 이외에도 양양 기사문, 물치, 설악해변과 고성 천진, 송지호 해변에도 서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울산은 동해를 활용한 바다 관광을 지역 대표 관광산업으로 키우고 있다.
울산에서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고래 관광을 위한 고래관광선인 고래바다 여행선을 운항한다. 올해도 지난 4월 2일부터 정기운항을 시작했다.
충남도는 충남지역 갯벌과 연안 생물이 품고 있는 '블루카본'(Blue Carbon)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블루카본은 갯벌, 잘피, 염생식물 등 연안에 서식하는 식물과 퇴적물을 포함한 해양생태계가 흡수하는 탄소다.
아직 국제협약상 새로운 탄소 흡수원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각국에서 큰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어 가까운 시일 내에 새로운 흡수원으로 인증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독일, 러시아, 영국 등 14개국 연구진은 앞선 지난 3월,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벨기에 겐트대학교 글로벌캠퍼스에서 '남북한 해양 글로벌 프로젝트 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연구진은 갯벌 유전(油田)화 사업과 해조류 평화벨트 구축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갯벌 유전화 사업은 서해 갯벌을 활용해 바이오매스(생물성 원료) 생산시스템을 구축해 경제력 가치를 키우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박주영 이은파 고성식 장영은 손대성 변지철 여운창 황봉규 전지혜 이해용 신민재 김재홍 기자)
pitbul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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