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사퇴'에 슬금슬금 브렉시트 재협상 카드 꺼내는 英 (종합)

입력 2019-05-29 02:28  

'총리 사퇴'에 슬금슬금 브렉시트 재협상 카드 꺼내는 英 (종합)
헌트 외무장관·폭스 국제통상부 장관 등 재협상 필요 주장
EU "재협상은 없다…'노 딜' 가능성 커질 뿐"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영국 정부 각료들이 슬금슬금 브렉시트(Brexit) 재협상 카드를 꺼내 들고 있다.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을 체결한 테리사 메이 총리가 사퇴키로 한 만큼 논란이 있는 부분을 고쳐 쓸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제러미 헌트 영국 외무장관은 28일(현지시간) B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연합(EU)과 브렉시트 합의안을 재협상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과 EU는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전환(이행)기간, 분담금 정산, 상대국 국민의 거주권리, '안전장치'(backstop) 등 이른바 '이혼조건'에 관한 내용을 담은 585쪽 분량의 EU 탈퇴협정에 합의했다.
이어 자유무역지대 구축 등 양측 미래관계 협상의 골자에 관한 26쪽 분량의 '미래관계 정치선언' 합의에도 도달했다.
브렉시트 합의안은 그러나 이후 영국 하원에서 잇따라 부결됐고, 이에 메이 총리는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로 했다.
오는 6월 중순 시작될 차기 보수당 당대표 경선 출마 의향을 밝힌 헌트 장관은 '안전장치'를 포함한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을 재협상하기 위해 새로운 협상팀 구성을 제안했다.
'안전장치'는 영국과 EU가 미래관계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국경을 엄격히 통제하는 '하드 보더'(hard border)를 피하고자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안전장치'는 종료시한이 없는 데다, 영국 본토와 달리 북아일랜드만 EU의 상품규제를 적용하게 돼 보수당 브렉시트 강경론자와 사실상 보수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이 계속해서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혀왔다.
헌트 장관은 "우리가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협상팀이다. 정부뿐만 아니라 DUP, (보수당 내 유럽회의론자 모임인) '유럽연구단체'(ERG), 스코틀랜드와 웨일스를 대표하는 이들도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러 다양한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이 협상팀을 이루면 EU 역시 브렉시트를 완수할 수 있는 이들과 대화하고 있다는 신뢰를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집트를 방문 중인 리엄 폭스 영국 국제통상부 장관 역시 '노 딜'(no deal) 브렉시트를 피하기 위해서는 양측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며, 만약 EU가 브렉시트 재협상 시도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놀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EU가 어떤 변화도 협상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매우 불운한 일이자 놀라운 일이 될 것"이라며 이 경우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고 말했다.



EU 측은 그러나 영국 측의 재협상 요구는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브뤼셀에서 예정된 EU 정상들 간 만남에 앞서 "메이 총리와 짧은 만남을 가졌는데 내 입장은 매우 분명하다. 재협상은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리오 버라드커 아일랜드 총리는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내 생각에 '노 딜' 브렉시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영국의 새 총리가 기존 EU 탈퇴협정을 부인하려고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U는 그동안 브렉시트 합의안 중 법적 구속력이 있는 EU 탈퇴협정은 재협상 대상이 아니라면서도, '미래관계 정치선언'에 대해서는 다소 유연한 입장을 보여왔다.
사퇴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EU 정상 간 만남에 참석한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를 완수하지 못해 매우 유감"이라며 "내 후임자는 모든 이해당사자의 강력한 견해들을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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