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스타트업] 시각장애인의 눈이 된 스마트폰 앱 '설리번+'

입력 2019-06-02 11:00  

[U~스타트업] 시각장애인의 눈이 된 스마트폰 앱 '설리번+'
사회적 약자 돕는 착한 기업 투아트가 개발…해외 버전도 준비
무궁무진 확장성 바탕으로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

(대구=연합뉴스) 이덕기 기자 = "시각장애인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지 않고 생활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대구를 인재가 몰려오는 기회의 도시로 만드는 길은 없을까."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대학을 졸업한 뒤 전기 안전관리 대행을 전문으로 하는 중소기업에서 10여년간 총무, 회계 관련 업무를 하던 조수원(42) 씨는 2016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 ㈜투아트를 차렸다.
회사에 다니면서 알게 된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가 사정이 생겨 문을 닫게 돼 소프트웨어 개발 일을 하던 젊은 친구들이 직장을 잃을 처지에 놓였다는 것을 안 것이 계기가 됐다.
조씨가 다니던 회사 경영자도 새로운 사업 영역에 대한 갈증이 있던 터라 회사 내에 소프트웨어 개발팀을 꾸리겠다는 조씨의 제안을 선뜻 수락했다.
그렇게 소프트웨어 팀을 이끌던 조씨는 보다 창의적인 일을 하기 위해서는 독립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결론을 내린 뒤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에 뛰어들게 됐다.
당시 4명의 직원과 함께 출범한 투아트는 처음 2년여간은 소프트웨어 개발 대행 업무만 맡았다. 투아트가 만들어준 시제품을 발판 삼아 꾸준히 고용을 창출하며 성장해 가는 주변의 스타트업 기업들을 바라보는 것도 나름대로 보람 있는 일이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없었지만, 개발 대행 일을 하면서 쌓은 신뢰로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눈만 뜨면 쏟아지는 소프트웨어 홍수 속에서 쓸만한 아이템을 찾아 헤매던 투아트 직원들 눈에 들어온 것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안내 애플리케이션이다.
개발팀 직원의 친구가 뇌종양 수술 후 갑자기 시력을 잃고 시각장애인이 되자 이 친구와 같은 시각장애인들을 돕기 위한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던 중 마이크로소프트(MS)사가 '씨잉 AI(인공지능)'라는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출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카메라를 활용해 카메라에 포착된 문자는 물론이고 사람과 사물의 모습을 인식해 이를 음성으로 안내해주는 기능에 매료됐다.
그러나 이 서비스는 애플의 운영체제인 iOS(아이폰)용으로만 개발된 데다 심지어는 국내에는 서비스조차 되지 않는 상태였다. 당연히 한글 인식과 우리말 설명도 불가능했다.
조 대표와 개발팀은 직접 우리나라 실정에 맞는 애플리케이션을 한번 만들어보자고 뜻을 모으고 개발에 나섰다.



조 대표 등은 시각장애인 협회를 찾아가 그들이 원하는 기능이 무엇인지를 타진했다. "앞 못 보는 장애인이 시내버스 안 어디에 빈자리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능만 있다면 좋겠다"는 말에 용기를 얻어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AI 기술을 활용한 시각장애인용 애플리케이션 '설리번'이다.
설리번이란 명칭은 시각과 청각 장애를 안고 살아가던 헬렌 켈러를 빛의 세계로 인도한 스승 '앤 설리번'의 이름에서 따왔다. 시각장애인의 눈과 손이 되어 희망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후 숱한 시행착오 끝에 문자와 얼굴 정보를 90% 이상 인식해 한글로 해설해주는 프로그램으로 키워냈다.
이 과정에 경북대 창업선도대학 사업화 팀에 선정되고 현재 입주해 있는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로부터도 다양한 지원을 받았다.
특히 지난 2월에는 LG유플러스와 제휴해 설리번을 설리번 플러스로 명칭을 바꾸고 국내 시장에서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조 대표는 현재 설리번 안드로이드 버전 해외 출시를 준비 중이다.
또 시각장애인들이 TV나 자동차 리모컨 등 일상적으로 많이 이용하는 물건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점에 착안, 설리번 플러스와 연동해 진동으로 사물의 위치를 찾는 데 도움을 주는 하드웨어 보조장치 '설리번 팝' 등 시각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보조장치도 개발 중이다.
조 대표는 "일반 라면과 짜장 라면을 구분하지 못해 혼자서 조리에 어려움을 겪던 시각장애인이 설리번을 이용해 면의 종류는 물론이고 조리법까지 알 수 있게 됐다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지속적인 기능 개선으로 시각장애인들의 삶에 꼭 필요한 서비스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앞으로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갖고 있어 지역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duc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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