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 최저임금 심의에 들어갔다. 공익위원 일괄사퇴로 진용을 새로 구성한 최저임금위는 30일 첫 전원회의를 열어 박준식 공익위원을 새 위원장으로 뽑고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대장정의 첫걸음을 뗐다.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 고시 기한이 8월 5일이라서 7월 중순까지는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
내년 최저임금 심의에 쏠린 국민적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을 경제정책의 뼈대로 삼았고, 최저임금 인상은 소득주도성장을 이끄는 핵심의 하나였다. 최저임금위도 이런 흐름에 맞춰 2017∼2018년 2년 사이에 최저임금을 30% 가까이 올렸다. 하지만, 받는 쪽에서는 소득이지만 주는 쪽에서는 비용이라는 두 얼굴을 가진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은 고용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줄이고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부담을 주는 부작용도 낳았다. 고용시장 안의 임금근로자 소득은 개선됐지만 거기서 밀려난 사람들의 소득은 줄면서 가계소득 양극화도 심해졌다. 일각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실효성을 지적하는 비판이 나왔고, 비판의 한가운데는 언제나 최저임금 인상이 자리했다.
정부가 올해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바꾸려던 것도 이런 현실적 인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구간설정위원회에서 인상 범위를 정하면 노ㆍ사ㆍ공익위원이 참여하는 결정위원회가 그 안에서 인상률을 결정하는 구조로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내놨으나 국회 처리가 미뤄졌다.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현행법 테두리 안에서 심의해야 하지만, 공익위원이 모두 중립성향의 새 얼굴로 바뀐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최저임금 결정의 열쇠는 사실상 공익위원들이 쥐고 있다. 근로자ㆍ사용자ㆍ공익위원 9명씩으로 구성된 최저임금위 안에서 노사 입장은 팽팽히 맞설 수밖에 없다. 결국 캐스팅보트를 행사하는 공익위원의 역할이 중요한 구조다.
최저임금위 박 신임 위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2년 동안의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다소 빨랐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존재한다"며 "이런 최저임금 인상 과정이 경제ㆍ사회ㆍ노동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다각도로 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자의적 해석을 경계하며 에둘러 말하긴 했지만, 시장의 수용성을 살피겠다는 말로 읽힌다. 문 대통령도 최근 KBS 특집 대담에서 '최저임금 1만원 공약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는 취지의 대답을 했다. 일방적 주장이 아니라 객관적 근거를 바탕으로 서로의 입장을 밝히며 치열한 토론을 벌이는 것은 좋다. 다만, 박 신임 위원장의 언급에서도 드러나듯이 최저임금의 '시장 수용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존재하는 만큼 심의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될 수 있기를 바란다. 미국과 중국이 경제패권 전쟁을 벌이는 등 국내외 경제 환경이 크게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멀리 보고 노사가 상생하는 길을 찾는 것이 새 진용을 갖추고 첫걸음을 뗀 이번 최저임금위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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