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 매안리비는 6세기 대가야 발전상 알려주는 자료"

입력 2019-05-30 17:54  

"합천 매안리비는 6세기 대가야 발전상 알려주는 자료"
국립김해박물관·한국역사연구회 가야 학술심포지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1989년 경남 합천군 가야면 매안리에서 발견된 이른바 '매안리비'는 6세기 전반 대가야가 건립한 비석으로 당시 사회 발전상을 입증하는 유물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국립김해박물관과 한국역사연구회가 내달 1일 '문자로 본 가야'를 주제로 여는 학술심포지엄에서 이현태 박물관 학예연구사는 매안리비를 연구한 결과를 발표한다.
30일 배포된 발표문에 따르면 매안리비는 하단이 60㎝가량 땅속에 묻혔고, 비신 높이는 265㎝·너비는 최대 56㎝다. 지금까지 학계에서 큰 조명을 받지 않았고, 가야비인지 신라비인지도 확정되지 않았다.
이 연구사는 "매안리비는 삼국시대 비석치고는 큰 편"이라며 "자연석을 그대로 이용하지 않고 사면을 매끈하게 다듬은 점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매안리비는 앞쪽에 크기 5.5㎝인 글자를 새겼는데, 1행에만 확실히 글자가 존재한다. 뒤쪽에는 중앙부에 뫼 산(山)자가 있고, 아홉 구(九)자로 보이는 글자도 있다고 이 연구사는 설명했다.
그는 그간 학계에서 나온 1행 14개 글자 판독안을 종합해 '△亥年△月△日△△村卄六干支'(△해년△월△일△△촌이십육간지)라는 문구를 제시하면서 '△해년 △월 △일 △△촌에서 26명의 간지(干支)가 모였다'로 해석했다.
이 연구사는 대가야가 신라에 복속된 시점이 562년 전후이고 '간지'라는 표현이 561년에 건립한 창녕 신라 진흥왕 척경비에 나오지 않는 점을 근거로 '△해년'을 507, 519, 531, 543, 555년 중 하나로 추정했다.
이어 "삼국사기에 따르면 대가야 고읍인 고령군에는 야로현과 신복현이 있었는데, 야로현은 오늘날 합천 야로면·가야면·묘산면 일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매안리비에 등장하는 '간지'는 우두머리, 즉 수장을 뜻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학계 의견이 일치한다"며 "26명에 이르는 간지의 수는 세력 분화 정도를 알려주고, '△△촌'은 대가야가 도읍을 제외한 지역을 어떻게 편제했는지 암시한다는 점에서 매안리비는 대가야 국가 발전 단계를 파악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에 대해 김양훈 김해시사편찬위원회 연구원은 토론문에서 "일반적으로 578년에 세웠다고 보는 대구 무술오작비에 '귀간지'(貴干支)라는 글자가 있다"면서 "6세기 촌락의 장을 중앙 지배층과 동일하게 '간지'로 칭한 점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심포지엄에서는 광개토왕비와 충남대 박물관 소장 '대왕'(大王)명 유개장경호(有蓋長頸壺·뚜껑이 있고 목이 긴 항아리), '하부사리리'(下部思利利)명 토기에 대한 발표도 진행된다.
연세대 박사과정을 수료한 신가영 씨는 광개토왕 남정(南征)을 '400년 전쟁'으로 명명하고 "고구려는 신라에 자주 침범하는 왜를 격퇴하기보다는 신라의 낙동강 하류 지역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면서 백제와 왜의 연계를 차단하기 위해 대군을 파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동주 경북대 강사는 도굴품인 '대왕'명 토기 출토지로 고령 지산동 고분을 지목하고 글자를 바르게 새긴 몸체와 달리 뚜껑에는 '대왕'이라는 글자를 좌서(左書·오른쪽과 왼쪽이 뒤집힌 글자)로 쓴 것은 중국 남조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또 동국대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정상희 씨는 '하부사리리'명 토기를 연구해 대가야 상부는 고령, 하부는 합천 옥전 일대에 존재했다는 견해를 내놓는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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