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1930년대 수영장 사진으로 화제인 마리아 스바르보바
지난해 핫셀블라드 마스터 수상…롯데갤러리서 첫 한국 개인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붉은 수영복 차림의 여성들이 입수를 앞두고 준비체조라도 하는 듯 자세를 취했다.
반듯한 선으로 이뤄진 수영장에 자리한 모든 것이 대칭과 균형을 맞췄다. 붉은 수영복과 푸른 물의 조화도 아름답다. 그런데 이 청량한 사진을 계속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무엇인가 묘한 기분이 든다.
사진가 마리아 스바르보바(31)의 '스위밍 풀' 작업이 사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이유다.
스바르보바는 1988년 옛 체코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났다. 이듬해 11월 발생한 민주화 시위는 40여년간 집권하던 공산 정권을 무너뜨렸다. 하지만 일상에 남은 공산의 잔재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스바르보바가 2014년부터 진행 중인 '스위밍 풀' 작업은 1930년대 지은 슬로바키아 전역의 수영장을 배경으로 한다. 집단 활동이 가능한 수영은 공산정권 치하 사회에서 환영받는 스포츠였다.

스바르보바는 이제 버려지다시피 한 수영장을 아름답고 균형적인 공간으로 연출하면서도 집단주의 잔재를 담아내려 애썼다. 동일한 의상과 포즈, 표정 없는 얼굴을 한 모델들, '다이빙 금지' '다이어트 금지' '튜브 금지' 등의 타이포그래피가 이를 더 돋보이게 한다. "인물이 없는 공간은 내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작가 발언에서 공간뿐 아니라 모델에 대한 큰 관심을 읽을 수 있다.
작가는 지난해 스웨덴 명품 카메라 브랜드 핫셀블라드가 제정한 핫셀블라드 마스터 아트부문에서 우승하면서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았다.
스바르보바의 한국 첫 개인전이 지난달 31일 롯데갤러리 잠실점에서 개막했다.
'수영장' 작업 40여점을 선보이는 전시로, 6월 30일까지 열린다. 관람료는 무료다. 8월 2∼25일 롯데갤러리 인천터미널점에서는 보다 규모를 확대한 전시가 이어진다.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