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핑 사라진 백악관…멀쩡한 브리핑룸 대신 길바닥서 언론접촉

입력 2019-06-03 08:40  

브리핑 사라진 백악관…멀쩡한 브리핑룸 대신 길바닥서 언론접촉
WP "백악관 북쪽 진입로서 주요 관계자 발언 일상화…언론역할 제약"
"샌더스 대변인 브리핑 안한지 80일 넘어 '기록'"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미국 백악관에서 멀쩡한 브리핑룸을 놔둔채 대변인을 비롯한 행정부 관리들이 길바닥에서 언론에 발언하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브리핑룸에서의 공식 브리핑은 끊긴 지 오래됐고, 그 자리를 백악관 진입로의 한곳이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미국 백악관에서 공식 브리핑이 사라지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이 진입로 길가에서 언론과 만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는 즉흥적 방식으로 이뤄지는 데다 기자의 깊이 있는 질문을 막고 행정부의 입장 전달 위주로 흐르기 쉽다는 점 등에서 언론의 역할을 제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WP는 워싱턴DC의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서 대통령 집무실까지 이어지는 아스팔트 도로인 백악관 북쪽 진입로에서 기자들이 세라 샌더스 대변인을 비롯한 주요 관계자의 발언을 듣는 일이 최근 일상화됐다며 "몇달 동안 북쪽 진입로는 행정부 관리들과의 인터뷰를 위한 비공식 무대가 됐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사우스론(남쪽 뜰)에서 헬기를 대기시켜 놓고 기자들과 접촉하는 것을 선호하는 반면 북쪽 진입로는 샌더스 대변인이나 켈리앤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과 같은 관리로부터 몇 마디를 듣기 위해 붙잡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가 됐다고 WP는 설명했다.
WP는 "물론 백악관에는 불과 몇 걸음 떨어진 곳에 브리핑을 위한 아주 좋은 방이 있다"면서 "그러나 요즘 언론 브리핑룸은 먼지투성이에 거미줄이 쳐진, 버려진 블록버스터 비디오 가게와 같다"고 꼬집었다.
샌더스 대변인이 브리핑룸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보인 것은 83일 전으로, 이는 언론 브리핑을 하지 않은 기록적 기간이라고 WP는 소개했다. 그의 종전 기록은 43일이었다. 국방부와 국무부 또한 언론 브리핑을 거의 포기한 상태라고 WP는 전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공식 브리핑을 자주 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고 최근에는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보고서에서 부대변인 때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과 관련, '거짓 브리핑'을 한 사실로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WP는 비공식 브리핑의 문제는 간결하고 즉흥적인 점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일정도 없고 정해진 주제도 없으며 확립된 문답 시간도 없다고 덧붙였다.
WP는 "그러나 만약 정부의 목표가 언론의 역할을 무시하는 것이라면 진입로 전략은 효과적일 수 있다고 일부 기자들은 말한다"며 진입로 브리핑은 기자의 철저한 질문뿐만 아니라 후속 질문도 제한한다고 지적했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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