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은, 헤이니의 "어차피 한국 우승" 비아냥에 보란 듯이 우승

입력 2019-06-03 08:08   수정 2019-06-03 16:10

이정은, 헤이니의 "어차피 한국 우승" 비아냥에 보란 듯이 우승
이정은 "무슨 발언인지 정확히 몰라…대회에만 집중"


(찰스턴[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한국인이 우승하겠지."
'핫식스' 이정은(23)이 한국 여자골프를 향한 비아냥거림에 화끈하게 응수했다.
이정은은 2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컨트리클럽 오브 찰스턴(파71·6천535야드)에서 열린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제74회 US여자오픈(총상금 550만 달러)에서 최종 6언더파 278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뛰어든 이정은의 데뷔 첫 우승이다.
LPGA 신인 이정은 US여자오픈 역전 우승…미국 진출 뒤 첫승 / 연합뉴스 (Yonhapnews)
이정은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9번째 한국인 선수다. 박인비(31)가 두 차례 우승해 횟수로는 10번째다.
1998년 박세리(40), 2005년 김주연(38), 2008·2013년 박인비(31), 2009년 지은희(33), 2011년 유소연(29), 2012년 최나연(32), 2015년 전인지(25), 2017년 박성현(26)을 이어 한국인 US여자오픈 우승자 계보를 이정은이 이었다.
올해 74회를 맞은 US여자오픈에서 10번을 한국인이 우승한 것이다.
한국 선수가 US여자오픈에 강한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대회 개막 전 시샘 어린 조롱을 들어야 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코치 출신인 행크 헤이니(미국)가 방송에서 올해 US여자오픈에서 한국인이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여자골프와 한국 골퍼에 대해 잘 알고 전망을 한 것이 아니었다.
헤이니는 "L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 6명의 이름을 댈 수가 없다. 이름을 밝힐 필요가 없다면 이(Lee) 씨인 선수라 하겠다"며 농담 식으로 말했다.
헤이니는 "LPGA 투어에는 똑같은 이름을 가진 선수들도 많지 않나?"라고 한국의 동명이인 선수들에 관해 언급했고, 함께 방송에 출연한 스티브 존슨은 "이 1호, 이 2호, 이 3호가 있다. 몇 주 전 리더보드에는 이 6호가 있었다"고 맞장구쳤다.
이는 누가 봐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이정은6'로 구분됐던 이정은을 두고 한 말이었다.
재미교포 골퍼 미셸 위(30)는 헤이니의 발언에 격분, "인종차별과 성차별은 웃을 일이 아니다. 행크, 당신이 부끄럽다"라며 공개적으로 날 선 비판을 했다.
헤이니는 트위터로 공개 사과를 했지만, 방송에서 퇴출당했다. 우즈도 "그런 징계를 받을 만하다. 인생을 그렇게 봐서는 안 되고, 자신의 평소 생각을 말한 그가 합당한 징계를 받았다고 본다"며 쓴소리를 했다.
골프계를 뒤흔든 이 사건에서 이정은은 간접적인 당사자가 됐다.
그러나 이정은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대회 1라운드를 마치고 만난 이정은은 '헤이니 사건'을 들었는지 묻자 "무슨 코치요? 제 코치가요?"라며 금시초문이라는 듯이 반응했다.
며칠 뒤 미국 언론도 이정은에게 이 일을 물었지만, 이정은은 "무슨 일인지 정확히 모른다. 대회 기간이니 다른 것에는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덤덤하게 답했다.
이정은은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차분하게 플레이했다. 1라운드에서 1언더파, 2라운드 2언더파, 3라운드에서 2언더파를 친 이정은은 마지막 4라운드에서 1언더파를 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헤이니의 조롱에 무관심으로 대응한 이정은은 우승으로 헤이니의 코를 더욱 납작하게 눌렀다.
abbi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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