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50대이상 장년층 호응 "주제의식, 주인공 세대에 공감"

입력 2019-06-03 15:57  

'기생충' 50대이상 장년층 호응 "주제의식, 주인공 세대에 공감"
CGV리서치센터 관객 분석…재관람률은 2.5%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회사원 이모(48) 씨는 지난 주말 70대 부모님을 위해 영화 '기생충' 극장표를 끊었다. 이 씨는 "칸영화제 수상작으로 화제가 된 만큼 부모님이 궁금해하셨다"면서 "이웃들과 모처럼 함께 극장 나들이를 다녀오셨다"고 전했다.
회사원 오 모(50) 씨는 "화제작인 만큼 조조 영화로 봤다"면서 "빈부격차를 드러내는 지상의 저택과 반지하 설정이 잔상에 남았다"고 평했다.
봉준호 감독 신작 '기생충'이 개봉 나흘 만에 약 330만명을 동원한 가운데 50대 이상 장년층의 호응을 얻고 있어 눈길을 끈다.


3일 CGV리서치센터가 개봉일인 지난달 30일부터 6월 2일까지 '기생충' 관객을 분석한 결과, 통상 극장 주 타깃층인 20대와 30대 비중은 33.3%와 27.1%로 각각 집계됐다. 이는 같은 기간 극장을 찾은 전체 20대(32.4%), 30대(27.6%) 비중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기생충' 40대 비중은 22.3%로, 40대 전체 비중(24.8%)보다 오히려 낮았다.
반면 '기생충'을 본 50대 이상 장년층 비중은 14.9%로, 같은 기간 50대 이상 전체 비중 12.7%보다 2.2%포인트 높았다.
이는 한국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라는 화제성과 함께 이 영화의 주제의식에 장년층이 공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GV 관계자는 "장년층이 주인공 세대에 깊은 공감을 한 것 같다"면서 "입소문을 타고 장년층이 극장을 많이 찾았다"고 말했다.
'기생충'은 가난한 가족이 부잣집 가족과 얽히면서 벌어지는 기묘한 일들을 그린다.




송강호가 연기한 기택네 가족은 지금은 전원 백수이지만, 과거 대만 대왕 카스텔라 가게를 운영하다 쫄딱 망하고, 대리 주차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근근이 살아온 것으로 나온다.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고 계획을 세워봤지만, 결국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게 기택네 현실이다.
이는 지금도 수많은 사람이 자영업에 뛰어들어 거액의 빚만 지고 하층민으로 내몰리는, 사회안전망이 없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현실을 반영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영화는 특히 빛이 잘 들지 않는 반지하 방과 거실 한 면에서 빛이 쏟아지는 지상의 저택을 통해 양극화 문제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며 주제의식을 각인시킨다. 계단과 언덕, 그리고 위에서 아래로 쏟아지는 비와 같은 수직적 이미지로 빈부격차의 현실을 지속해서 보여준다.
딸과 함께 '기생충'을 관람한 원 모(74) 씨는 "빈부격차 문제를 적나라하게 다룬 점이 인상적이었다"면서 "다소 무섭게 느껴졌을 정도"라고 말했다. 회사원 이 모(50) 씨는 "지하 단칸방에서 온 가족이 살던 때가 기억나 마음이 무거웠다"고 했다.
관객들은 다양한 은유와 숨겨진 장치들을 해석하기 위해 영화를 반복 관람하고 있다. 이 영화의 재관람률은 2.5%로, 동기간 전체 재관람률 1.5%보다 높았다.
'기생충'은 3일 기준 누적 관객 337만명을 기록해 손익분기점(37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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