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폴란드서 '산책 세리머니' 꿈꾸는 태극전사들

입력 2019-06-04 06:00   수정 2019-06-04 07:30

[U20월드컵] 폴란드서 '산책 세리머니' 꿈꾸는 태극전사들




(루블린[폴란드]=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앞둔 2010년 5월 24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활약하던 한국 축구대표팀 캡틴 박지성이 전반 6분 일본 골문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그러고는 상대 서포터스 앞을 아무 표정 없이 천천히 달려 지나갔다. 이른바 박지성의 '산책 세리머니'. 특별한 말과 제스처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일본 관중석은 침묵에 빠졌다. 이날 일본은 한국을 제물로 월드컵 출정식을 자축하려던 참이었다.
이후 이 세리머니는 축구 한일전 승리의 상징이 됐다. 당시 한국은 후반 추가 시간 박주영의 페널티킥 골로 2-0으로 이겼다. 박지성의 골은 결승골이 됐다.
태극전사들은 숙적 일본과의 맞대결 승리의 기쁨을 종종 산책 세리머니로 표출했다.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일본과의 남자부 최종전에서 후반 24분 염기훈이 한국의 우승을 예감하는 네 번째 골을 터트린 뒤 선수들은 일제히 '산책 세리머니'를 재연했다.
사이타마에서 원조 산책 세리머니가 있고 나서 7년 반이 넘도록 일본과의 5경기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한국은 이날 4-1 완승으로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역시 일본과 맞붙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결승에서는 연장전에 황희찬이 결승골을 넣은 뒤 일본 응원단 쪽으로 천천히 산책하듯 뛰어갔다. 한국은 일본을 2-1로 누르고 대회 2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한국 축구의 미래들도 한일전을 앞두고 산책 세리머니를 꿈꾼다.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5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 경기장에서 일본과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한국은 16년 전인 2003년 아랍에미리트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일본에 연장 혈투 끝에 1-2로 져 8강 진출에 실패한 바 있다. 이번에는 설욕을 벼른다.
일본과 대결을 하루 앞두고 4일 루블린의 대회 공식 훈련장에서 마지막 훈련을 하기 전 주장 황태현(20·안산)은 "선수들이 골을 넣으면 산책 세리머니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들이 어렸을 때 박지성 선수가 하는 것을 보고 크게 감명받았기 때문이다"라고 이유를 들었다.
중앙수비수 이재익(강원)은 '산책 세리머니를 누가 처음 제안했느냐'는 물음에 "제 기억으로는 전부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TV를 보면서도 인상이 깊었기 때문이다. 기억이 생생하다"면서 "구자철 선배님의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태클도 인상적이었다. 일본과 상대하면 다 인상 깊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태극전사들은 일본전 승리만을 생각한다.
황태현은 "14세 때 교류전을 시작으로 일본과 경기에서는 한 번도 진 적이 없다"면서 "감독님이 얘기하셨듯이 우리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하나의 과정에서 일본을 만났다. 목표에 도달하려면 꼭 이겨야 하는 팀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재익도 "정말 이기고 싶어 마음을 어떻게 먹어야 하나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hosu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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