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재능은 없지만"…추신수가 노력으로 쌓아 올린 200홈런

입력 2019-06-05 10:33   수정 2019-06-05 11:19

"특별한 재능은 없지만"…추신수가 노력으로 쌓아 올린 200홈런
미국 진출 후 매년 스프링캠프에 새벽 출근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19년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며 크리스 우드워드(43) 텍사스 레인저스 감독은 팀의 최고참 추신수(37)에게 "출근 시간을 늦춰줄 수 있겠나"라고 물었다.
텍사스 신임 사령탑으로 부임한 우드워드 감독은 팀 훈련 시작 시간을 늦춰 젊은 선수들에게 '여유'를 주고자 했다.
추신수도 스프링캠프 시작 직전, 미국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개인 훈련을 하며 '출근 시간'을 늦춰보려 했다. 하지만, 결국 "해왔던 걸 바꾸기는 어렵다"며 스프링캠프 시작 후에는 오전 5시에 훈련장에 도착했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는 일반적으로 팀 공식 훈련이 오전 9시에 시작하고, 많은 선수가 오전 7∼8시 사이에 훈련장에 도착해 미리 몸을 푼다.
추신수는 다른 선수보다 2∼3시간 일찍 훈련장에 나와 개인 훈련을 충분히 한 뒤 팀 훈련을 소화했다.
19년째 이어온 추신수의 습관이다.
다른 선수보다 일찍 훈련을 시작하는 추신수의 간절함은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200홈런으로 빛을 봤다.
추신수는 5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2019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홈경기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에 1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추신수는 0-4로 뒤진 1회 말 상대 선발 딜런 번디의 2구째 시속 147㎞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소속이던 2006년 7월 29일 시애틀 매리너스전에서 빅리그 첫 홈런을 친 추신수는 13년 후, 200홈런 고지를 밟았다. 아시아 선수 중 메이저리그에서 200홈런을 친 타자는 추신수뿐이다.




추신수는 부산고를 졸업한 2001년 시애틀에 입단했다. 고교 시절 좌완 에이스로 꼽혔던 그에게 시애틀은 '외야수 전향'을 권했고, 추신수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후 추신수의 목표는 빅리그 데뷔였다.
추신수는 "처음 미국에 도착했을 때 '세계 최고의 선수와 한 경기만 뛰어 보는 것'이 목표였다"고 19세의 자신을 떠올렸다.
2006년 빅리그 데뷔에 성공한 뒤에는 주전 선수 도약을 꿈꿨다.
추신수의 무기는 성실함이었다. 그는 "나는 특별한 재능이 없다. 30홈런을 칠 수 없고, 30도루를 할 수도 없다. 한 시즌에 200안타를 치는 선수도 아니다"라며 "부족한 재능을 만회하려면 열심히 훈련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실제 추신수는 잘 치고 잘 달리는 타자였다. 클리블랜드 소속이던 2009년과 2010년에는 2시즌 연속 20홈런·20도루에 성공하며 '호타준족'으로 인정받았다.
경기를 치를수록 추신수의 입지는 탄탄해졌다. 그래도 추신수는 매년 시즌을 시작하며 '새벽 출근'을 강행했다. "나는 부족한 선수"라는 말도 자주 했다.
부족함을 채워나가는 동안 기록이 쌓였다. 특히 2019년은 '수확의 해'였다.
추신수는 올해 4월 5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전에서 개인 통산 1천500안타를 채웠고, 5월 8일 피츠버그 파이리츠전에서 1천500경기 출장을 달성했다.
그리고 6월 5일에는 200홈런의 금자탑을 쌓았다.
올해 2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추신수는 "열심히 오래 뛰다 보니, 기록이 따라온다. 내가 어떤 기록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는 이미 많은 걸 보여줬다. 물론 여전히 보여주고 싶은 것도 많다.
jiks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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