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고성군 '평화 GP' 제안…문화재청 "이름은 객관적이어야"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한국전쟁 이후 설립된 감시초소(GP) 가운데 처음으로 등록문화재가 된 강원도 고성 동해안 GP의 공식 문화재 명칭은 '고성 최동북단 감시초소(GP)'다.
문화재청은 5일 "남북분단과 이후 남북평화의 상징성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시설로 활용 가치가 높다"며 고성 최동북단 GP를 문화재로 등록했다고 알렸다.
고성 최동북단 GP는 1953년 한국전쟁 정전 직후 남측 지역에 처음으로 만든 감시초소로, 지금은 철거된 북측 감시초소에서 약 580m 거리에 있다.
문화재청은 고성 최동북단 GP를 등록 예고한 뒤 문화재 명칭과 관련해 세 기관으로부터 의견을 받았다.
가장 먼저 의견을 전달한 강원도는 문화재 명칭이 된 '고성 최동북단 감시초소(GP)'를 제안했다.
예고 당시 명칭인 '고성 동해안 ○○○ 감시초소(GP)'는 비무장지대에서 북측을 경계하는 시설이 아니라 동쪽 해안을 감시하는 장소라는 오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어 국방부는 '평화의 감시초소(GP)', '금강 감시초소(GP)', '율곡 감시초소(GP)' 세 가지 안을 제시했다.
평화의 감시초소는 최초 감시초소로서 성격과 상징성을 살린 명칭이고, 금강 감시초소는 금강산을 조망하는 감시초소임을 강조한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율곡 감시초소는 22사단 율곡부대를 반영해 지은 명칭이라고 덧붙였다.
강원도 고성군이 희망한 명칭도 '고성 평화 GP'와 '고성 금강 GP'였다.
고성군은 "고성 평화 GP에는 통일의 염원을 담아 후세에 평화 메시지를 전하는 의미가 있고, 고성 금강 GP는 금강산을 테마로 하는 관광자원의 토대가 될 수 있어 좋다"고 밝혔다.
세 기관은 모두 등록 예고 당시 들어간 '○○○'에 대해 군부대 관리번호를 지칭한다고 하지만, 의미가 명확하지 않고 부르기도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의견을 접수한 문화재청과 문화재위원회는 문화재 명칭을 논의해 가치가 담긴 '평화'라는 단어보다는 객관적 용어인 '최동북단'이 문화재 명칭에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 명칭은 '서울 남대문로 한국전력공사 사옥'이나 '서울 구 경기고등학교'처럼 대부분 객관적 사실을 엮어 만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학계 관계자는 "고성 동해안 GP의 문화재 등록을 어떠한 시각으로 볼지에 따라 명칭이 달라질 수 있다"며 "GP를 보존해 문화재로 만드는 것이 평화를 향한 발걸음이라고 본다면 '평화'라는 단어가 들어가도 역사성이 훼손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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