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타워크레인 1천200대 '고공 파업' 사흘째…장기화 우려

입력 2019-06-05 16:17   수정 2019-06-05 16:48

전국 타워크레인 1천200대 '고공 파업' 사흘째…장기화 우려
공사장 420여곳 '올스톱'…공사비 상승·아파트 입주 지연 피해
"식사, 생리현상 해결 버거워" 무더위 속 고공 농성자도 지쳐
양대 노총 '소형 타워크레인 사용금지·임금 인상' 촉구 공동파업



(전국종합=연합뉴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소속 전국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5일 소형 타워크레인 사용금지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사흘째 공동파업을 벌이고 있다.
노동자들은 전국 420여개 공사현장에서 1천200대가량의 타워크레인을 점거해 고공 농성 중이며, 전국 공사현장은 일손을 놓은 채 파업이 하루빨리 끝나기만 바라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공사 차질에 따른 공사비 상승과 아파트 건축물 입주 지연 등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5일 경기 남부지역에는 120여 개 공사현장에서 노조원 540여 명이 550여 대에 이르는 타워크레인 위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거나 현장 주변을 점거하고 있다.
경기 북부지역에서는 36개 공사현장 타워크레인 135대가 지난 3일 오후 5시부터 작업을 마치고 밤샘 농성에 돌입했다.
남양주 47대, 의정부 23대, 고양 23대, 양주 19대, 파주 13대, 일산동부 6대, 구리 2대, 포천 2대가 파업 중이다.
충북에서도 노동자 40여 명이 타워크레인 40여 대에 올라갔다.
정명호 충북타워크레인지회장은 "양대 노총 조합원 대부분이 고공 농성 중"이라며 "교섭이 타결될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조합원들은 방송차와 현수막 등을 이용해 "소형 타워크레인 작업을 중지하라"며 선전전을 벌이고 있다.
타워크레인 아래에 있는 노동자들은 김밥과 생수를 줄에 매달아 올려주고 있다.
대전, 세종, 충남, 충북지역 85개 공사현장에서는 타워크레인 260여 대가 점거돼 주요 건설현장 가동이 중단됐다.



부산에서는 27개 공사현장에서 움직이던 타워크레인 76대가 꼼짝도 못 하고 있다.
타워크레인 4대가 모두 멈춘 부산 수영구 한 아파트 공사현장 관계자는 "공정률이 45%로 타워크레인 작업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며 "하루만 작동을 멈춰도 현장에는 곧바로 피해가 나오는데, 농성을 장기화하면 공사에 큰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한숨지었다.
타워크레인 11대가 멈춰선 1군 건설사의 한 아파트 작업 공사현장은 공사를 완전히 멈출 수는 없어 타워크레인을 제외한 시설·전기공사 위주로 작업을 하고 있다.
공사현장 관계자는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전에 하루빨리 파업을 끝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에서는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 1·3구역 재개발 현장, 창원시 의창구 창원중앙역세권 병원 신축현장 등 28개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71대가 움직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파업이 예고돼 공사장마다 급한 공정은 미리 해놓거나 타워크레인 기능을 일부 대체하는 건설장비를 투입하고 있어, 공사 중단 등 아직 현실적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타워크레인 7대가 멈춘 제주시 월평동 첨단과학기술단지 아파트 건설현장에는 '시한폭탄 소형 타워크레인 즉각 폐기', '불법 소형 타워크레인 규격 제정하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밖에 전북, 대구, 강원도, 울산 등지에서도 타워크레인 고공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무더운 날씨 속에 타워크레인 노동자들도 지쳐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성 중인 부산지역 노동자 10여 명은 감기몸살과 미약한 발열 증세를 보인다.
민주노총 한 관계자는 "크레인 기사 대부분이 30∼40대로 건강한 편이지만, 지상 60∼70m 높이에서 밤과 낮의 큰 일교차로 감기몸살에 시달리고 있다"며 "조정실에 간이히터가 없거나 미처 침낭을 준비하지 못한 기사들이 몸에 이상 증세를 호소해 감기약과 침낭을 급히 보급했다"고 전했다.
고공 농성을 벌이는 한 기사는 "준비한 빵으로 식사를 하는 상황에서 움직일 공간이 협소해 소화가 힘들다"며 "생리현상도 빈 통이나 신문지, 비닐 등으로 처리하는 등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양대 노총은 사용자인 한국타워크레인임대업협동조합과 임금·단체협약 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쟁의행위에 나섰다.
(이재현 권숙희 홍창진 권준우 정경재 이승민 한종구 고성식 차근호 이정훈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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