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반환 후 최대 103만 명 집회에 세계 곳곳 '연대시위'

입력 2019-06-10 13:17   수정 2019-06-10 16:11

홍콩 반환 후 최대 103만 명 집회에 세계 곳곳 '연대시위'
워싱턴·토론토·베를린·시드니 등 12개 국가·지역 29개 도시 집회
2003년 국가보안법 반대·2014년 '우산 혁명' 때보다 규모 커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9일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에 100만 명이 넘는 홍콩인이 참가한 가운데 이를 지지하는 집회가 전 세계에서 열렸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연대 집회는 같은 날 전 세계 12개 국가 및 지역, 29개 도시에서도 열렸다.
미국은 워싱턴, 샌프란시스코, 뉴욕에서, 캐나다는 토론토와 밴쿠버에서, 호주는 시드니, 멜버른, 캔버라, 브리즈번에서, 그리고 독일 베를린, 대만 타이베이, 일본 도쿄 등에서 지지 시위가 벌어졌다.
홍콩 출신 이민자가 많은 밴쿠버에서는 중국 총영사관 앞에서 수백 명이 우산 혁명의 상징인 노란 우산을 들고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한다는 내용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지난해 말 화웨이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직후 중국에 억류된 캐나다인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프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의 석방을 촉구하기도 했다.
호주 시드니에서는 3천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지지 시위에 참여했고, 멜버른에서도 수백 명의 시위대가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구호 등을 외쳤다.
미국 워싱턴 백악관 앞에서는 60명의 시민이 노란 우산과 중국 송환 반대를 뜻하는 '반송중'(反送中) 등의 손팻말을 들고 지지 시위를 벌였다.
이 시위에는 지난 2017년 미국으로 망명한 시각장애 인권변호사 천광청(陳光誠)도 참여해 홍콩의 민주주의를 탄압하는 중국 정부를 비판했다.
세계 곳곳의 사람들은 거리 시위에 그치지 않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온라인 지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전날 홍콩 빅토리아공원에서 출발해 코즈웨이베이, 완차이를 지나 애드미럴티의 홍콩 정부청사까지 행진하면서 벌인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에 참여한 인원은 주최 측 추산으로 103만 명에 달한다.
홍콩 인구가 740만 명가량인 점을 생각하면 홍콩 시민 7명 중 1명이 시위에 참여한 셈이다.
이는 홍콩이 1997년 중국으로 반환된 뒤 일어난 최대 규모 시위이기도 하다.
지난 2003년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 2014년 '우산 혁명' 때는 각각 최대 50만 명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우산 혁명은 지난 2014년 홍콩 행정장관의 완전 직선제 등을 요구하며 79일 동안 홍콩 도심을 점거하며 벌인 대규모 시위를 말한다. 시위대가 우산으로 경찰의 최루액 분사를 막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SCMP는 "2003년 국가보안법 반대 시위 때와 같은 저항의 분위기가 홍콩에 퍼졌다"며 "범죄인 인도 법안의 저지가 쉽지 않을지라도 홍콩인들은 자유를 행사하고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고 전했다.
홍콩 정부는 중국을 포함해 대만, 마카오 등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사안별로 범죄인들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범죄인 인도 법안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
홍콩의 야당과 시민단체는 중국 정부가 반체제 인사나 인권운동가를 중국 본토로 송환하는 데 이 법을 악용할 수 있다면서 범죄인 인도 법안이 홍콩의 민주주의와 법치를 침해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홍콩 입법회는 12일 '범죄인 인도 법안' 표결을 할 예정이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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