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는 르네상스의 프레디 머큐리…기발함 즐기세요"

입력 2019-06-11 06:00  

"셰익스피어는 르네상스의 프레디 머큐리…기발함 즐기세요"
뮤지컬 '썸씽로튼' 프로듀서 케빈 매컬럼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16세기 영국 런던. 바텀 형제는 요즘 되는 일이 없다. 경쟁 작가 셰익스피어는 성공 가도를 달리는데 이들은 연극을 제작하는 족족 망한다. 답답한 마음에 예언자 노스트라다무스를 찾아간 형제. '미래에는 연극에 춤과 노래가 들어갈 것'이라는 점괘를 받는다.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셰익스피어에 맞선 형제에게 어떤 앞날이 펼쳐질까.
2015년 3월 브로드웨이에서 첫선을 보인 뮤지컬 '썸씽 로튼'은 뮤지컬의 기원을 뮤지컬로 풀어낸 작품이다. 지난 9일 서울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 올라 30일까지 공연한다.
프로듀서 케빈 매컬럼(57)은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한국에는 뮤지컬에 관심 있는 관객이 많다고 들었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매컬럼은 '렌트'(Rent), '인 더 하이츠(In the Heights), '애비뉴 Q'(Avenue Q)를 만든 세계적인 뮤지컬 제작자다. 미국 하와이에서 태어나 신시내티 음대에서 학사 학위를 받았다. 서던캘리포니아대 공연예술센터장을 맡으면서 티켓예매회사 '더 부킹 그룹'(The Booking Group)을 공동창업해 입지를 다졌고, 뮤지컬계 그래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을 세 차례 수상했다.
그는 '썸씽 로튼'의 첫 해외공연 장소로 서울을 택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한국에서 셰익스피어의 많은 작품이 인기 있다고 익히 들었어요. 한국인이야말로 셰익스피어를 친근하게 느끼는 동시에, 새롭게 창조된 셰익스피어를 뮤지컬에 녹여낸 기발한 발상을 즐길 거란 확신이 있었죠."
뮤지컬은 셰익스피어를 당대 최고 극작가이자 섹시한 록스타로 묘사한다. 매컬럼은 "튜더 왕조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 런던은 꽤 컸을 것"이라며 셰익스피어가 그냥 시를 낭독하기보다 록밴드 퀸의 프레디 머큐리처럼 공연을 펼쳤다면 더 파급력이 있지 않았겠냐고 되물었다.
'썸씽 로튼'은 '레미제라블', '렌트', '위키드' 등 유명 뮤지컬 대사와 장면, 음악 일부를 패러디하며 웃음을 안긴다. 셰익스피어 소설 대목과 단어 등도 재기발랄하게 차용한다.
우려가 없는 건 아니다. 아무리 셰익스피어가 한국인에게 익숙한 작가라지만, 언어유희가 핵심을 이루는 작품에서 언어 전달력은 중요한 문제다. 작중 인물이 '햄릿'을 달걀 요리 '오믈렛'으로 잘못 알아듣는 장면이 단적인 예다. 영어권 관객에겐 직관적으로 웃기겠지만 자막으로 2차 해석을 해야 하는 한국 관객에겐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매컬럼은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었다.
"진부한 이야기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썸씽 로튼'은 꿈을 찾아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에게 진실하자는 이야기예요. 이는 문화적 차이와 상관없이 인류의 보편적 테마니까, 재미를 파고들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또 쇼 자체가 웃기기 때문에, 관객들이 그런 웃음요소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유머는 세계 모든 문화의 공통분모죠."
음악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냈다. 에릭 클랩턴의 '체인지 더 월드'로 그래미상을 받은 웨인 커크패트릭과 동생인 캐리 커크패트릭 형제가 전곡을 작사·작곡했다. 록 스타일의 '갓 아이 헤이트 셰익스피어'(God I hate Shakespear)와 고전적인 '웰컴 투 르네상스'(Welcome to Renaissance),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가 노래하는 것 같은 '윌 파워' 등 다채로운 곡이 펼쳐진다. 매컬럼은 "극장을 떠날 땐 한동안 그 노래가 귓가에 윙윙대며 따라 부르게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썸씽 로튼'은 내년에 한국어 라이선스 버전으로도 관객과 만난다. 매컬럼은 이번 투어의 한국측 제작사인 엠트리뮤직과 함께할 프로젝트가 많다면서 "곧 공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당신의 영혼에 기쁨과 웃음이 가득하다면 이미 즐길 준비가 됐다"고 귀띔했다.


cla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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