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스 전 美재무 "트럼프 연준 비판은 독재자를 향한 선망"

입력 2019-06-11 15:41  

서머스 전 美재무 "트럼프 연준 비판은 독재자를 향한 선망"
트럼프 "시진핑은 '중국연준' 수장" 발언 논란
"연준 때리기 비생산적…독립성 의식해 완화정책 못쓴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공격하는 배경에 독재자를 향한 선망이 있다고 전직 미국 재무부 장관이 지적했다.
래리 서머스 전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아주 많이 거슬린다"며 "독재자를 부러워하는 그의 수준과 관련해 뭔가 타락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우리에게 독립적인 중앙은행(연준)이 있다는 사실이 모종의 장애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이라며 "내 생각에 그건 매우매우 위험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 연준의 작년 기준금리 인상 때문에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서 불리해졌다며 중국 권위주의 통치의 효율성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수년간 자국 통화가치를 떨어뜨려왔는데 이는 경쟁에서 엄청난 우위"라며 "우리는 연준이 금리를 낮추지 않기 때문에 그런 우위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우리에게 매우 파괴적"이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중국 연준'(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수장이어서 원하는 것을 무엇이나 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연준의 통화정책이 자신의 의지와 거꾸로 가면서 경제성장과 주식시장에 찬물을 끼얹는다며 노골적 불만을 토로해왔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거친 비판을 넘어 연준 의장을 해임하거나 자신의 정치적 추종자들을 연준 이사진에 입성시키려는 방안까지 모색했다.
그러나 독립기구로서 고유 권한을 지닌 연준 의장을 해임하는 것은 법률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무리라는 결론에 이르렀고, 거수기 논란을 예고한 연준 이사 후보들도 과거 부적절한 언행과 자질 논란 속에 낙마했다.
CN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정책결정 방향에 압박을 가하지 않으려고 한 전직 대통령들의 전통을 깨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서머스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권위주의 지도자들을 찬양한 전력을 거론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비극적인 것은 우리 대통령이 독재자들에게 다가가고 그들을 존경하고 부러워하며 찬양하면서 동시에 기존 합의를 헐뜯고 무시하며 전통적 동맹들과 관계를 구축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끔 단기적으로는 위협이나 강요로 자신의 길을 열 수도 있겠으나, 그렇게 원한을 남겨두면 자신이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자신이 이끄는 국가도 대접을 받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서머스 전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연준 비판이 비생산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을 정치화하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연준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쓰는 게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완화정책을 썼다가는 대통령의 희망 사항을 위해 연준의 독립성을 희생시키게 되는 꼴이 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서머스 전 장관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재무부 장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 국가경제위원회 의장을 지낸 인물이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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